[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8월11일(08:28)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3년만에 찾아온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국내 주식시장이다. 2100을 넘나들던 코스피 지수는 1800선으로 떨어졌다. 코스닥도 400 중반대로 밀렸다.
벤처캐피탈들도 이번 주가폭락을 바라보면 전전긍긍하고 있다. 벤처캐피탈의 주요 투자금 회수(엑시트) 통로가 코스닥 시장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IPO) 시킨 후 엑시트를 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가 밀리면서 엑시트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해당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IPO가 예정된 피투자기업이 일정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엑시트를 기약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벌써부터 올 한해 벤처캐피탈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래저래 앞길이 막막한 형국이다.
하지만 이번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비상장사들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투자 단가가 낮아지면서 향후 엑시트를 할 때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사실 최근 벤처투자 시장은 투자환경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비상장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코스닥 상장사에 비해 높았던 것이 현실이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이다.
1조원이 채 되지 않는 벤처시장에 지난해에만 1조910억원이 풀린 탓이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6800억원이 투자됐다. 한정된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괜찮다 싶은 벤처기업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앵커 유한책임투자자(LP)들이 올해 벤처조합 출자 연기를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였다.
20년 경력의 벤처캐피탈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수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결국 극복이 됐다. 그리고 위기가 닥쳤을 때 투자환경이 오히려 호전됐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가 높은 수익으로 돌아온다. 벤처캐피탈에게는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다.”
기업 입장에서 벤처캐피탈이 요구하는 수익률은 결코 낮지 않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보다 높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은행 문턱을 넘는 것이 쉽지가 않다. 담보도 없이 기술력만 보고 선뜻 투자해줄만한 금융회사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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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은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단행한다. 틈새시장 공략이다. 투자금을 떼일 수 있는 리스크를 떠 앉는다. 대신 나중에 투자기업이 성공하면 그만큼의 고수익을 보상받는다.
최근 벤처투자 시장은 벤처캐피탈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여신금융회사 등이 달려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번 위기로 이들 금융회사들이 한동안 벤처투자를 멀리할가능성이 높다. 굳이 벤처투자를 하지 않아도 다른 수익원이 있기 때문이다. 벤처투자 말고는 대안이 없는 벤처캐피탈과는 사정이 다르다. 위기가 기회로 바뀐 셈이다.
한 대형 벤처캐피탈 대표는 “자금이 너무 풀리면서 벤처투자 시장이 혼탁해진 측면이 있었다”며 “오히려 이번 주가폭락이 이런 복잡한 상황을 정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현상을 바라봐도 사람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 주가폭락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하다. 관건은 이번 위기를 어떻게 활용해 기회로 바꾸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