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소홀히 관리하면 정전사태 또 온다"

"전기 소홀히 관리하면 정전사태 또 온다"

정진우 기자
2011.09.23 07:20

[인터뷰]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내일(my work, tomorrow) 경영 박차"

"건강보험공단이 국민 건강을 위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면서 사후 치료보다 예방을 중시하고 있는 것처럼, 전기도 최첨단 IT시스템으로 이뤄진 운영 기반을 바탕으로 평소에 문제없도록 예방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번 정전사태와 같은 초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박철곤(59세)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21일 지난 15일에 발생한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와 관련 "전기가 끊기는 건, 사람의 숨이 멎는 것과 똑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임성균 기자)
↑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임성균 기자)

◇"전기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박 사장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전기안전은 아무리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문제"라며 "이번 정전사태가 전기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사후에 안전관리 체계를 정비하기보다 선도적으로 안전체계를 마련해, 국민들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나 기술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그렇게 되면 에너지 효율도 극대화시킬 수 있고, 정전과 같은 안전사고 발생도 줄어든다"며 "전기 관리를 소홀히 하면 이번과 같은 사고가 또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지난 6월 취임과 동시에 '예방 중심'의 전기안전 관리시스템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너지 운영 방식이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나 원자력보다 점차 태양열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다. 그동안 전기사용과 공급에 급급해 시설이 마련된 후에나 안전 관리 혹은 안전과 관련된 제도가 뒤따라왔지만, 이제는 그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와 관련해 박 사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무정전 검사'다. '무정전 검사(POI, Power On Inspection)'란 운전 중인 전기 설비 가동을 멈추지 않고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공사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방식으로, 제철소 등 24시간 공장이 가동되는 기업에 적합하다. 지난 2004년부터 연구와 시험운행을 진행, 7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국가 주요 산업시설 100개를 대상으로 실시됐는데, 공장 가동 중단 시 발생하는 정전비용 5340억 원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임성균 기자)
↑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임성균 기자)

◇"고객감동·내일경영, 새로운 비전 제시"=박 사장은 지난 1981년 제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총무처와 국무총리실 등에서 30년 동안 공직생활을 마치고, 지난 6월 전기안전공사 제14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박 사장은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아 '신명나는 일터'를 공사의 새 비전으로 정했다. 그는 새 비전을 토대로 직원들에게 개개인이 '내 일(my work)'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스스로 행복한 '내일(tomorrow)'을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박 사장은 "무슨 일이든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성과가 없다"며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 전기안전 선도 기업으로 우뚝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취임 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만큼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들이 많았다. 특히 폭우가 문제였다. 올 여름 폭우로 전기가 끊기고 설비 피해를 입은 지역이 전국 수백 곳에 이르렀다. 박 사장은 복구 작업을 위해 정비 조직을 24시간 긴급 출동체제로 바꾸고, 전기시설 등 피해시설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8월 말에는 대구에서 열린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엔 현지에서 전기안전대책본부를 꾸렸다. 24시간 철통 전기안전 관리를 실시, 성공적인 대회 운영에 일조했다.

박 사장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국민들은 한전을 찾지만 사실은 전기안전공사 직원들이 달려간다"며 "전기의 안전한 사용을 책임지는 종합병원인 셈이다. 전봇대로부터 인입된 가정, 빌딩, 아파트, 공장, 발전소까지 전기 고장과 안전 문제는 우리가 책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부하 직원들과 스킨십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취임 후 100일 동안 본사에 있는 600여 명의 모든 직원들과 돌아가면서 점심 혹은 저녁을 먹었다. 그러면서 고충을 직접 체크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박 사장은 "본사 사무실 순시에서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직원을 정확히 알아보고 인사를 건넸더니 적잖이 놀라는 것 같더라"면서 "퇴근 후 맥주 한잔씩 하면서 회사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스킨십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30년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소신 있게 살자'는 각오로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했다. 잘못된 관행과 문화를 개선하는 데 몸을 던졌다는 것. 그는 앞으로도 이런 자세로 전기안전공사를 대한민국 최고 공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공직생활 경험에 비춰 볼 때 자신에게 가장 튼튼한 자본과 힘은 노력입니다. 저마다 타고난 능력은 차이가 있지만, 노력은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노력은 성과를 낳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게 됩니다. 이런 초심을 잃지 않고 전기안전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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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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