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혁인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 지난달 22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제 3회 광해방지 국제심포지엄'. 미국과 독일, 일본, 호주 등 전 세계 광해(鑛害, 광산 개발 및 광물 채굴로 지표의 침하나 폐수의 방류로 나타나는 각종 오염이나 피해)방지 기관 관계자를 비롯해 400여 명의 광해관리 전문가들이 모였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이 2007년 이후 2년에 한 번씩 열고 있는 이 행사에 이처럼 많은 규모의 전 세계 광해관리 전문가들이 모인 건 처음이었다. 각 나라 전문가들은 기술협의, 해외 자원개발 정보교류, 광해방지시장 창출 등 다양한 논의를 했다.
특히 올해 행사에선 에세나마노바 자미르백 키르기즈스탄 자원부 장관이 직접 나와 우라늄 광산 방사선 폐기물에 대해 설명하고, 광해관리공단의 자문을 구했다. 아즈무딘 빈 바하리 말레이시아 자원환경부 차관은 말레이시아의 지속가능한 광산개발을 위한 국제 법과 정책에 대해 발표했고, 오윤 산자수렌 몽골 국회의원도 광해방지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는 등 각 나라 정책 수장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권혁인(55세) 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은 기자와 만나 "세계 광해전문가들이 이렇게 많이 한자리에,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모인 건 처음 있는 일"이라며 "우리나라 광해관리 기술의 우수성을 해외에서도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해외 각국 정부와 협력해 우리나라가 세계 자원개발과 광해방지 시장의 중심국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0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지난 7월 광해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권 이사장은 이제 취임 100일을 갓 넘겼다. 그럼에도 공단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광해관리공단이 광해방지 분야에선 세계 최고 기관이란 자신감을 드러냈다.
권 이사장은 요즘 우리 광해관리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해관리란 쉽게 말해 광산개발로 나타난 환경오염 등을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단순히 관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역진흥 사업과 연계하는 복합 복원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게 권 이사장의 장기적인 계획이다.
권 이사장은 "광해라는 개념은 광산개발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피해를 의미하지만, 단순히 오염된 것을 고치는 것에 그치면 안 된다"며 "무엇을 하든 그 지역의 필요에 맞춰 진행해야 한다. 지역주민의 니즈를 광해방지 사업에 결합해 폐광지역을 생태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는 등 해당 지역 발전을 이끌어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가 내 놓은 게 '한국형 폐광지역 진흥모델'이다. 권 이사장은 취임 후 이 부문을 집중 연구했다. 권 이사장은 "단순히 광해방지사업을 통해 환경을 복구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지역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폐광지역 컨설팅을 해 주거나 더 나아가 폐광지역 진흥 프로젝트를 직접 수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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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토대로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몽골과 베트남 등 광산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나라들이 주요 대상이다. '한국형 폐광지역 진흥모델'을 수출 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권 이사장의 생각이다.
여기엔 국제 경쟁력이 확보된 선진국 수준의 자립 기술이 근간이 돼야 한다. 다행히 공단은 △광물찌꺼기 무해화 기술 △광산폐수 자연정화기술 △광산 GIS 구축기술 △광섬유센서 지반침하 계측기술 △토양오염정화기술 등 5개 분야에서 미국과 유럽같은 광해방지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권 이사장은 지난 12일 해외 광해방지시장 개척을 위해 태국 행 비행기를 탔다. 오는 18일까지 태국과 베트남 등을 방문, 광해관리 기술 수출을 타진한다. 태국에선 산업광업국과 업무협약을, 베트남 석탄광물공사와 사업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권 이사장은 취임 이후 새로운 조직문화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공단이 지난 2006년 광해방지사업단으로 출범해 2008년 광해관리공단으로 새롭게 태어난 신생 조직 인 만큼, 좀 더 역동적인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아울러 공단이 국내 그 어떤 곳보다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그는 끝으로 직원들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광해방지 업무를 하고 있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일터 분위기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광산개발에 따른 환경 피해를 의미하는 광해란 말이 다소 생소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광물자원 개발을 위해 광해방지사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러한 일을 수행하는 공단이 국가 녹색성장에 기여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노력을 아끼지 않는 기관이 되도록 할 겁니다."
◇한국광해관리공단=한국광해관리공단은 휴광·폐광 지역을 관리하고 복원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삼고 있다. 지난 2006년 광해방지사업단으로 출범해 2008년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공단은 5년마다 수립되는 '광해방지기본계획'에 따라 국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5년이 '제1단계'다. 모두 3916억 원을 투입해 총 1190개소(가행광산 293개소, 폐금속광 563개소, 폐탄광 299개소, 폐석면광 35개소)의 광해방지사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1단계에선 중금속 등 오염으로 경제적 가치가 없는 산림·토지 264㏊(79만8600평)를 복구했다. 갱내수로 오염된 지역에 44개소 수질정화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내년부턴 '제2단계 광해방지기본계획(2012~2016)'에 따라 광해 방지 및 복구가 시급한 1070개소(가행광산 386개소, 폐금속광 423개소, 폐탄광 220개소, 폐석면광 41개소)에 5353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