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약품 특허분쟁 50% 증가" 예상…지식재산권 강화로 국내사 불리
삼성전자와 애플이 사활을 건 한·미 특허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제약업계에도 한·미 특허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통과한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한미FTA가 발효되면 특허분쟁이 현재보다 50%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미FTA가 지식재산권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전쟁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한미 FTA 발효로 국내 의약품 생산이 10년간 연평균 686억~1197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중 지재권 강화로 인한 생산 감소가 연간 512억~1023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지재권 중에서도 '허가-특허연계' 제도 도입으로 인한 생산 감소가 연간 439억~95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전망되는 '허가-특허'연계제도는 복제의약품 허가신청 시 신청사실을 특허권자에게 즉시 통보하고 이에 대해 특허권자가 특허쟁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복제약(제네릭)의 허가가 중단되는 제도다.
'허가-특허 연계'는 특허만료기간에 즈음해 미리 제네릭 개발을 완료한 후 특허만료와 함께 제품을 출시했던 국내 제약업계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미FTA 추가협상으로 '허가-특허 연계' 시행이후 36개월 동안은 제네릭 허가 신청자는 신청사실을 통보하되 특허쟁송 여부와 상관없이 허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여전히 지재권 강화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우선 제네릭 출시와 관련한 특허분쟁이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네릭 제품 출시와 관련된 특허분쟁률은 27%였다. 한미FTA가 발효되면 특허분쟁은 지금보다 50% 늘어나, 특허분쟁률이 40%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윤택 보건산업진흥원 제약선진화지원팀장은 "특허분쟁이 발생할 경우 자본의 열위에 있는 국내 제약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특허분쟁이 발생하면 불필요한 소송이 야기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지출되는 비용도 막대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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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영 변리사는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도입되면 국내 제약사들은 소송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게 된다"며 "특허를 깰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갖지 못할 경우 제네릭 출시에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변리사는 "특허 소송을 할 여력이 없는 중소 제약사의 경우 제네릭 출시가 늦어져 시장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며 "특허와 관련한 업무 능력을 갖춘 제약사 위주로 제네릭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한미FTA와 관련해 특별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한 대형 제약사 개발담당 임원은 "제도 도입까지 시간이 있기도 하고 특허와 관련해 역량을 강화할 뚜렷한 방법도 없다"면서도 "다만 특허 도전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제약사에게는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가 의약품산업에 미치는 영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