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고졸 채용 스트레스… '모르쇠'

기업들 고졸 채용 스트레스… '모르쇠'

서명훈 기자
2011.10.14 08:47

기업들이 ‘고졸 채용’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7월 이명박 대통령이 고졸 취업문호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불기 시작한 바람이 졸업 시즌을 앞두고 한층 거세지고 있어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 LG 등 대부분 기업들이 올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하고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고졸 채용 현황에 대해서는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고졸 채용이 이슈가 되면서 여기저기서 정부와 언론에서 관련 자료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생산직과 관리직 등으로 구분할 수는 있지만 학력별로 구분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공식적인 답변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기업들의 고민에 다소 고개가 끄덕여진다.

A 기업 관계자는 “기업별로 규모가 다르고 사업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고졸 채용 수요가 다르다”며 “고졸 채용이 적을 경우 정부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고 마치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어 선뜻 공개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기업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임금과 관련된 내용이다. 막상 임금 수준이 공개됐는데 경쟁업체보다 낮을 경우 이직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들 상당수가 생산라인에서 일을 하거나 기술직인 경우가 많아 대규모 이직은 당장 생산차질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대졸 출신과의 임금 격차가 부각되는데 대한 부담감도 크다. B 기업 관계자는 “일반 관리직은 통상 임금이 높은 반면 생산직의 경우 특근과 야근 수당이 많은 구조”라며 “통상 임금만을 놓고 비교할 경우 격차가 커보이게 되고 사기저하는 물론 내부 결속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31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근속연수를 고려한 임금 수준은 43.8%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했고 90% 이상이라는 응답도 16.8%에 달했다.

기업들도 고졸 채용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C 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청년실업 문제가 대졸자에게만 맞춰진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고졸 채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기업들도 인력 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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