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협회가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정책에 반대하는 의미로 이달 중 하루 동안 의약품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1945년 제약협회가 설립된 이후 일시적으로라도 전 회원사가 의약품 생산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제약협회는 이달 중 215개 회원사 8만여명을 모아 총궐기대회를 할 계획이다. 대다수의 직원들이 총궐기대회에 참여하게 되면 자연스레 의약품을 생산 할 수 없게 된다.
하루 생산을 중단한다고 해서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의약품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돼 있으며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다. 때문에 이번 의약품 생산중단 결정으로 제약사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삼았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제약협회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의약품 생산중단을 결정했다. 그만큼 제약회사들이 절박하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이번 생산 중단은 보건복지부가 내년부터 약값을 평균 14% 인하하는 내용의 고시를 행정예고한데 반발해 나온 것이다.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약값을 깎을 계획이다. 제약업계와 복지부에 따르면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약가제도의 영향으로 연간 12조8000억원 규모의 전문의약품 시장 규모가 2조5000억원(19.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당장 내년에 매출이 20%정도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일괄약가가 진행되면 상당수의 제약사들은 영업손실을 면치 못하게 된다.
물론 제약사들이 가진 원죄는 있다. 정부가 국내 제약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높은 제네릭(복제약) 약값을 인정해 줄때 제약사들은 리베이트 불법 영업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만 몰두했다. 비싼 제네릭 약값은 결국 국민의 부담입니다. 제네릭으로 돈을 벌어 신약을 개발해 국민 건강에 보탬이 되라는 정부의 국민의 바람을 져버린 셈이다.
제약사들은 연구·개발(R&D)에는 인색했고, 불법영업에 열중했다. 이 때문에 제약업은 수십년이 되도록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변변한 신약하나 개발하지 못하고 수백개의 제약사들이 난립해 있는 상황이다. 몇 년 더 제네릭 값을 후하게 쳐준다고 해도 제약사들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쓴 소리에 대한 제약사들의 변명꺼리도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이 무슨 염치로 이렇게 반발을 하고 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의 밀어붙이기 정책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6개월 후에 제약사들은 약가인하와 맞닥뜨리게 된다. 약가 인하의 충격을 충분히 대처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 제약사들의 주장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도 시작됐습니다. 일부 제약사에서는 인력 구조조정 소식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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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의 원죄는 밉지만 그들이 망해서 사려져야할 대상은 아니다. 오히려 의약품의 원활할 공급이라는 '제약 주권'을 위해서 국내 제약사들은 반드시 생존해야한다.
제약사들이 약가인하의 충격을 서서히 흡수할 수 있도록 약가인하 일정을 조정해 달라는 제약사들의 의견에 정부가 귀를 기울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