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일괄 약가인하' 안 무서운 제약사

살벌한 '일괄 약가인하' 안 무서운 제약사

김명룡 기자
2011.11.10 14:59

비보험전문약,수출,일반약 비중 높은 제약사 주목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제약업체들의 실적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약가정책의 피해가 미치지 않는 제약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수출이 많거나 일반의약품이 많거나 백신제제 등 비보험 의약품의 비중이 높은 제약사들이다.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은 보험이 적용되는 전문(ETC)약에만 국한돼 있다. 보험과 상관없는 의약품 비중이 높은 제약사들은 약가인하 정책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녹십자(146,900원 ▲1,700 +1.17%)의 상반기 매출 3103억원 중 면역글로불린, 혈우병치료제 등 혈액제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46.5%였다. 이들 의약품은 국민보건에 필수적인 의약품으로 선정된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약가인하 대상이 아니다.

또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계절독감 백신, 수두백신 등 백신제제류의 매출비중은 11.4%였다. 녹십자는 보험의 적용을 받게 되는 전문약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24.3%에 불과했다.

정수현 녹십자 전무는 "혈액제제와 백신에 특화된 사업을 지속해 왔고 이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해 약가인하의 피해가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글로벌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LG생명과학은 수출이 많아 약가 인하의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생명과학의 상반기 매출 1769억원 중 수출은 807억원으로 수출 비중이 46%에 달했다. LG생명과학은 성장호르몬 등 새로운 제품을 미국과 유럽에 내놓을 예정이어서 수출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반약 비중이 높은 일부 제약사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IMS헬스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의약품 시장 13조원 중 일반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14.3%인 1조8720억원이었다. 제약사들의 전문의약품 비중이 평균 80%가 넘는다는 얘긴데 광동제약과 조아제약은 전문의약품보다 일반의약품 비중이 월등히 높다.

광동제약(9,230원 ▲270 +3.01%)은 의약품보다 음료 등의 비중이 높아 제약회사가 아니라 음료회사라는 얘기를 들어야 했지만 약가인하정책에서는 오히려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동제약의 올 상반기 매출 1490억원 중 항암제 등 주력 전문의약품의 비중은 2.8%(41억원)에 불과하다. 이를 포함한 전문의약품의 비중은 20%가 넘지 않는다. 대신 매출의 절반가량(46.4%)은 비타500(약국 판매분 포함), 옥수수수염차 등 건강드링크에서 나온다. 이밖에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팔리는 쌍화탕, 청심원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11.4%였다.

다만 광동제약 관계자는 "300억원을 투자해 전문의약품 생산시설을 내년 초 완공하게 된다"며 "전문의약품 부분에 대한 투자를 늘린 상황에서 약가가 인하되면 피해를 보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국 체인을 상대로 일반의약품만을 판매하는 조아제약도 약가 인하의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조아제약은 자회사인 메디팜의 약국체인망을 통해 앰플제, 간장질환제, 비타민제, 항생제, 어린이음료 등 130여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조아제약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액 187억원, 영업이익 1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김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건강기능 식품에 대한 인식변화와 함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일반의약품 매출이 큰 제약업체들의 실적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새 약가 정책이 시행된 이후 재편될 제약 산업환경에서 일반의약품이 성장동력에 필요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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