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빙하기 대비 '생존자금' 쌓는 제약사

제약 빙하기 대비 '생존자금' 쌓는 제약사

김명룡 기자
2011.11.15 15:37

동아제약·유한양행 올들어 현금 각각 약 500억씩 늘어

정부의 강력한 약가인하 정책으로 제약업황이 급격하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등 유동성을 확보한 제약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적부진과 수익감소라는 혹독한 시련을 견뎌낸 제약사들이 앞으로 다가올 산업재편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제약사는 현금을 늘려가며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제약사 중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가장 많은 곳은동아제약(102,400원 ▲300 +0.29%)유한양행(100,300원 ▲1,600 +1.62%)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제약의 현금은 지난해말 1326억원에서 3분기 말 현재 1883억원으로 557억원이 늘었다. 유한양행의 현금은 지난해말 1334억원에서 1827억원으로 493억원이 증가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 상위 제약사]

↑ 자료:금감원, 단위:억원
↑ 자료:금감원, 단위:억원

동아제약 관계자는 "올해 들어 현금결제가 많은 박카스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진단사업부문 매각 대금 150억원이 들어오면서 현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GSK 등으로부터 1000억원을 투자 받았지만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약가인하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투자를 유보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현금만 쌓고 있는 상황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오창 공장과 기흥 연구소 건립이 끝난 이후 최근 4~5년간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았다"며 "회사의 이익과 유한킴벌리 배당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상황에서 당장 투자계획이 없는 만큼 현금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제약사 다음으로 현금이 많은 제약사는 종근당(466억원), 대웅제약 (372억원), 제일약품(347억원), 일동제약(334억원), 녹십자(300억원·2분기 말 기준) 등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쌓아둔 현금이 약가인하 이후 예상되는 실적 둔화 상황을 버티는데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약가인하가 이뤄지면 제약사들은 비용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 유통망 정리, 의약품 품목조정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의 생존을 위해 미래 성장동력이 될 연구·개발(R&D) 비용도 줄일 가능성이 높다.

김현욱 IBK증권 연구원은 "약가제도 시행 2~3년 이후 산업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부진이나 수익감소에도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금 보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상당수의 제약사는 기존 R&D활동이나 신규 투자활동 중단은 물론 인력감축에 따른 유통 인프라까지 포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금을 바탕으로 어려운 시기를 버틴 제약사들이 레벨업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대형 제약사는 현금보유액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말 현재 삼진제약의 현금은 18억원, 보령제약은 17억원, 신풍제약은 13억원, 한독약품은 8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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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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