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제약 블록버스터서 니치버스터로 전환"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약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대량 매출을 의미하는 '블록버스터'에서 질환별로 특화된 '니치(틈새)버스터'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앞으로 질병 치료방식이 질환과 증상에 따라 동일한 약물을 처방하는 '표준약물' 처방에서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치료'로 변화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3일 '헬스케어 3.0 : 건강수명 시대의 도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질병 세분화로 잠재 환자수가 1만~100만명 수준으로 감소함에 따라 블록버스터 모델의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록버스터는 복용환자수 1000만~1억명을 대상으로, 연매출 10억달러 이상을 올리는 의약품을 말한다.

지금까지 다국적제약사가 내놓은 화학물의약품의 상당수가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속한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개인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만큼 환자의 적용범위가 넓다. 대신 인종, 체질, 체형, 섭생 등에 따라 약물 흡수와 작용 범위가 달라지므로 표준약물의 약효는 평균 25~62%에 불과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앞으로는 인종별, 질환별로 특화된 치료제가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연구소의 평가다. 이에 따라 복용환자수 1만~100만명, 연매출 1억~5억달러 정도를 기록하는 니치버스터가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다국적제약사들도 니치버스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국적제약사들은 질환별로 소규모 조직을 활성화하고 연구협력과 기술도입을 강화하고 있다. 화이자의 경우 올해부터 기존 연구·개발조직 인원의 20~30% 수준인 니치버스터 개발조직을 가동하고 있다.
연구소는 유전공학의 발달로 줄기세포나 유전자치료제 등을 이용한 맞춤치료제의 상용화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암, 관절염, 치매 등 난치성 질병을 치유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0년 현재 70여개의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이밖에 연구소는 질병 진단업을 겸한 제약사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의약품을 처방할 때 개인별 약효를 사전 예측할 수 있는 '동반진단제품' 사용이 일반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전에 약효를 예측할 수 있는 진단기기와 환자 본인의 세포·유전자 등을 사용한 맞춤치료제를 결합하면 약효가 배가되고 부작용은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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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상용화된 4000여종의 치료제 중 100여종은 진단제와 함께 상용화됐으며 맞춤치료제는 500여종이 개발 중인 것으로 연구소는 파악하고 있다. 연구소는 로슈, 노바티스, 얀센, 애보트 등이 제약업계 상위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질환에 특화된 중소형 제약사가 부상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2005년 이후 신약개발에서 중·소형 제약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형제약사를 역전한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신약을 분석한 결과 1980년에는 대형제약사의 신약이 83개, 중소형사의 신약이 17개였지만 지난해에는 대형제약사 35개, 중·소형제약사 66개였다. 연구소 측은 신속한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한 중소형제약사들의 질환별 신약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약사 규모별 미국 FDA 신약 승인 비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