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출자 라면 안먹겠다" 라면에도 '색깔론'?

"종편출자 라면 안먹겠다" 라면에도 '색깔론'?

장시복 기자
2011.12.06 06:01

촛불집회 이후 일각서 농심·삼양에 '이념적 잣대'‥"기업은 기업일 뿐"

#1. 지난 1일 종합편성채널 방송이 시작되면서삼양식품(1,190,000원 ▼29,000 -2.38%)홍보 담당자들은 속속 올라오는 트위터들 때문에 당황했다. "종편에 출자한 라면은 안먹겠다"는 일부 진보 성향 트위터러들의 글이 올라오면서다.

이름이 비슷한 삼양사가 종편 사업에 참여한 것인데, 일부 트위터러들이 오해한 것이다. 그러나 이내 다른 트위터러들이 "두 회사는 전혀 다른 회사"라는 반박글을 달면서 오해는 풀렸고, 그제서야 삼양식품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2. 한 포털의 라면 관련 기사에 달린 수백개의 댓글은 주로농심(450,500원 ▼2,000 -0.44%)의 '신라면'과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을 비교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정작 맛에 대한 평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A 라면은 B 지역에서만 먹는다"는 식의 지역감정이 실린 정치색 짙은 글들이 난무했다. 한 시민은 "라면이 지역 특산품도 아닌데..."라고 씁쓸해 했다.

최근 나가사끼 짬뽕(삼양식품)·꼬꼬면(한국야쿠르트)·기스면(오뚜기(402,500원 ▼2,500 -0.62%)) 등 '하얀국물 트로이카'가 줄줄이 나와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빨간 라면'의 지존격인 신라면 명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렇게 가뜩이나 '색깔 전쟁'이 한창인 라면시장에 요즘 '색깔론'까지 난무하는 양상이다. 전통의 라면 라이벌 농심과 삼양식품에 지역감정을 이입시키거나, 보수·진보 기업으로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는 식이다.

사정이 이렇게 된 건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보수 언론에 농심 광고가 나오자 진보 진영의 불매 운동이 거세졌다. 여기에다 인터넷을 통해 1989년 '우지파동' 등의 스토리가 부각되면서 두 업체는 마치 각각 좌우 대립의 선봉에 선듯한 모양새로 일부에 비춰졌다.

농심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광고를 낸 것도 아니고 판매업체가 우리 상호를 쓴 것인데 여론 뭇매를 맞았다"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일부 부정적인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반해 당시 일간지 광고를 내지 않았던 삼양식품의 경우 '국민 기업', '개념 회사'라는 칭송까지 받았다. 그러나 삼양식품은 원래부터 보수는 물론 진보 언론에도 광고를 잘 하지 않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창업주인 전중윤 회장은 원래 외부에 화려하게 나서기보다 묵묵히 내실에 주력하자는 스타일"이라며 "우리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반응들이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 기업이나 제품에 불만을 표출할 순 있지만 사실과 다른 팩트나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일부 네티즌들은 삼양식품을 호남기업으로 알고 있지만 정작 전 명예회장은 이북(강원도) 출신이다. 전북 익산에도 공장이 있긴 하지만 본사는 서울이고 강원 원주공장이 주요 생산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에 대응하는 양사의 태도도 다르다. 삼양식품(@samyangfoods)은 전담 홍보직원까지 두고 소셜네트워크(SNS)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반면, 농심은 조심스러운 표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나가사끼 짬뽕도 SNS의 입소문을 타면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만족해했지만 농심은 "현재 블로그 정도만 활용할 뿐 별도의 SNS 운영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농심은 가만있을 수 없다고 보고 내년부터 홍보 전략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기존엔 개별 제품에 대한 마케팅에 주력했지만, 앞으로 기업이미지 홍보를 강화하고 대외 활동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들 업체는 "우리 의도와 달리 일부 소비자들이 이념적 시각에서 기업들을 바라봐 부담이 적지않다"고 입을 모아 토로하며 "소비자들의 라면의 맛과 품질로만 평가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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