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EU재정협약 '반쪽'평가..다우 -163P

[뉴욕마감]EU재정협약 '반쪽'평가..다우 -163P

뉴욕=강호병특파원, 최종일기자
2011.12.13 06:39

신평사, 일제히 EU재정협약 평가절하..인텔 실적경고

정상회담 전 기대감에 오르고 회담후 실망감에 주가가 내리는 일이 반복됐다. CNBC 기사 제목대로 "시장이 유럽정상회담 딜을 싫어하기로 결정"한 것 같은 분위기다.그러나 주가 낙폭이 크지 않고 공포지수 또한 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분명 다른 국면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9일 상승폭을 반납했다. 정상회의 직후에는 일던 긍정적 평가가 180도로 달라진 영향을 받았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기업 인텔이 4분기 매출이 전망치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대비 162.87포인트(1.34%) 떨어진 1만2021.39로, S&P500 지수는 18.72포인트(1.49%) 하락한 1236.47로, 나스닥 지수는 34.59포인트(1.31%) 내린 2612.2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다우지수는 오후들어 최대 244포인트 하락하다 막판 낙폭을 줄였다.

◇신평사, 일제히 EU정상회담 결과 평가절하

신평사들이 EU정상회담에 대한 비판적 평가 분위기를 잡았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 등 위기확산을 막을 구원투수의 손발을 묶어놓은 점을 좋지 않게 평가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지난주말 이뤄진 EU 재정협약에 대해 "위기를 진화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점진적 정책 대응"이라고 평가하고 위기가 2012년에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는 또 재정긴축으로 인해 유럽이 "심대한"(significant) 성장세 둔화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장둔화는 세수차질을 유발해 재정적자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아울러 위기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유럽중앙은행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피치는 ECB에 대해 "유동성뿐 아니라 재정위기에 대해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방화벽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무디스는 전날 지난 주 정상회의가 결정적인 정책 조치를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EU 27개국 전체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를 예정대로 내년 1분기에 검토하겠다고 12일 밝혔다.

특히 무디스는 이날 성명에서 "단기적으로 채권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가 부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EU가 여전히 추가적인 충격을 받기 쉽고 유로존의 결집력 또한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ECB와 같은 대포의 역할을 높이지 못한게 감점요인이란 얘기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유럽지역 선임 이코노미스트 진 마이클 식스는 유럽연합(EU)이 지난 정상회담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봤지만 재정위기를 해소하려면 정상회담이 몇 차례 더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S&P 유로존 15개국, 유럽연합, 유럽금융안정기금, 유럽 대형은행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조정을 위한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 S&P는 수일래 강등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시장도 신평사 평가와 대동소이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 핌코의 닐 캐시카리 주식운용본부장은 "오직 유럽중앙은행(ECB)만이 위기에 대항할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캐시카리 본부장은 CNBC에 출연해 "ECB가 아니면 누가 위기를 진화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ECB가 전력을 다해 개입하여 대규모 양적완화를 해서 회원국 조달금리를 낮추지 않는 한 위기의 끝을 봤다고 하기 힘들다"고 단언했다.

실버크레스트 애셋매니지먼트 그룹의 부회장 스탠리 나비는 "유럽의 미봉책은 성공적으로 추진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성공을 위해선 대규모 긴축이 뒤따라야 한다. 이는 유럽 경제 전망이 썩 밝지 못하는 의미이다. 이것이 전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獨 중앙은행 총재 "재정위기 해결은 각국 정부 몫"

이에 비해 독일과 ECB는 위기 해결은 정부의 몫이라고 강조하며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유로존 1위 경제대국 독일의 중앙은행도 ECB의 개입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바이트만 총재는 전일 독일의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각국 중앙은행들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조약에서 금지하고 있다"며 재정위기는 ECB보다는 각국 정부가 자금 지원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CB 국채매입규모 되레 축소..시장 기대와 거꾸로 행보

한편 ECB는 지난주(5~9일)에 국채 매입 규모를 줄였다고 이날 밝혔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재정통합에 한걸음 더 나아갔다는 점을 명분으로 들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CB는 지난주에 6억3500만유로 규모의 국채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주의 매입 물량 36억6000만유로와 비교하면 대폭 감소한 수준이다.

ECB는 채권 매입이 통화량 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시키기 위해 13일 2075억유로의 자금을 다시 회수할 계획이다. ECB는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채권매입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난해 5월 이후 이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UBS의 선임 경제 자문위원 조지 매그너스는 "위기가 더욱 악화된다면 ECB가 좀더 유연하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시장이 요구하고 있는 무제한적인 국채 매입에 나설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망불구, 공포지수 도리어 하락

이날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S&P500 변동성지수(VIX)는 2.7%(0.71포인트) 내린 25.67로 마감했다. 정책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같은 강도의 후폭풍은 오지 않으리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CB의 개입 가능성이 차단됐지만 그것이 고정된 상수가 아니라 급하면 언제든지 가동이 가능한 변수라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 아예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로 패를 숨기는 연막전술이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무제한 내지 공격적 개입을 선언하면 위기국에 도덕적 해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해 독일과 ECB가 처음에 가능성을 닫고 들어가기로 입을 맞춘 흔적이 있다는 분석이다.

◇인텔, 4% 급락...금융주도 약세

이날 세계최대 칩메이커 인텔은 실적 경고속에 4.04% 급락마감했다.

인텔은 4분기 매출이 134억~140억달러를 기록, 전망치인 142억~152억달러를 밑돌 것이라고 밝힌 영향이다. 인텔은 드라이브 부족으로 전세계 퍼스널컴퓨터(PC) 제조업체들이 부품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주는 유럽에 이어 뉴욕에서도 힘을 내지 못했다. KBW 은행지수는 2.45%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은 각각 4.72%, 3.44% 급락마감했다. 모간스탠리는 6.11%폭락했고, 씨티그룹은 각각 5.4% 하락했다. 달러가 상세를 보임에 따라 대체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에너지와 원자재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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