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방향 전환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수요 억제 중심의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공급 확대 중심으로 정책의 무게를 옮겨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금융·세제·공급 전반에서 규제 완화를 요구하며 대출 규제 강화와 세제 혜택 축소 등을 큰 틀로 하는 현 정부 부동산 정책과 충돌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 시장은 14일 국무회의 직후 서울시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현 부동산 시장을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상승' 위기로 규정하며 정부 부동산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오 시장은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세 시장이 동시에 오른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이제는 수요 억제에서 벗어나 공급 확대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매매시장뿐 아니라 전월세 시장도 안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요 억제 중심의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부동산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이번에 제출한 건의안에서 정비사업 활성화, 민간 임대시장 정상화, 세제 및 금융 규제 개선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정비사업 분야에서는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 기조와 상충되는 지점이다. 지난해 6월 정부 부동산 규제에 따라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이주비 대출도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최대 6억원의 한도가 적용되고 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역시 투기 차단을 위해 거래를 제한해온 기존 정책 방향과는 지향점이 다르다. 오 시장은 여기에 더해 용적률 상향까지 제안했다. 이주비 대출 확대와 사업성 개선을 동시에 요구한 셈이다.
민간임대 분야에서 서울시는 매입형 임대사업자에 대한 LTV 완화와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를 건의했다. 이 같은 건의 내용 역시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고 보유세 부담을 높여온 정부 정책 방향과 상반된다.
오 시장은 "오피스텔,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는 청년 주거를 떠받치는 중요한 축"이라며 "민간 임대 공급 기능을 정책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지금처럼 적대시하면 공급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임대주택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한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제 분야의 시각 차도 명확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장기보유특별공제 유지, 공정시장가액비율 동결, 과세표준 조정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오 시장은 특히 장특공 혜택이 축소될 경우 전월세 시장 공급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며 현행 유지를 주문했다. 실거주에 방점을 두고 장특공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인 정부와는 정반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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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이번 건의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서울시는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겠다"며 추가 건의와 후속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