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업가대회 수상기업 탐방] <3> 패션정보 공유 앱, 스타일쉐어

초록색 원피스 위에 격자무늬 스웨터를 덧입은 사진이 올라왔다. 1시간 여 만에 수십 명의 추천을 받아 인기아이템이 됐다. 댓글도 달렸다. ‘너무 예뻐요! 쇼핑몰이라면 사고 싶을 정도로.’ 일반인들의 패션정보를 공유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스타일쉐어’에 올라온 내용이다. 옷뿐만 아니라 네일아트, 양말, 목걸이 사진도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 패션 스타일에 관한 모든 것이 담긴 셈이다.
일반인들의 패션 스타일을 공유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유명 연예인의 패션 아이템보다 더 친근하고 현실적이다. 또 구경하는 것에 그쳐야 했던 패션잡지와 달리, 자신의 스타일을 올려 평가 받고, 다른 사람의 스타일을 보면서 팁을 얻을 수 있다. 기업가정신재단이 주최한 제1회 청년기업가대회에서 대상인 DMS상을 수상한 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24)는 “스타일쉐어는 일반인들이 패션을 매개로 소통할 수 있는 패션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 보고 팔로잉하고, 올리고 피드백 받기

스타일쉐어에 회원으로 등록하면 자신은 물론 친구들의 패션스타일도 사진으로 올릴 수 있다. 스타일쉐어에 접속하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연동이 되는데, SNS에 등록된 지인 중에서 선택해 사진을 올릴 수 있다. 사진을 올릴 때는 모델에 대한 정보와 아이템 설명도 함께 넣으면 된다. 원피스인지 신발인지 액세서리인지 알기 쉽도록 아이템을 분류하고, 브랜드나 구입한 곳을 적으면 이미지가 저장된다. 더 많은 정보는 사진 밑 댓글로 주고받을 수 있다.
지난 9월 앱을 출시한 이후 4개월 동안 등록된 사진은 모두 2만 여장. 이용자들은 마음에 드는 사진을 스크랩하거나, 모델을 팔로잉 하면서 정보를 얻는다. 윤 대표는 “사람들은 걸어 다닐 때나 카페에 앉아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지나가는 사람의 패션을 훑어보게 되는데 그런 심리로 서비스를 찾는 이용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껏 패션업계는 전문성을 내세운 패션 자체에만 공을 들였지, 소비자들의 실제 요구엔 무감각했던 게 사실. SNS와의 접목으로, 패션에 대한 대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것이 스타일쉐어의 목표이다.
◇ 타깃은 전 세계인
스타일쉐어의 현재 가입자는 2만4000명. 이미지 다운로드 수는 5만4000건을 넘어섰다. 특히 해외 이용자가 전체 가입자의 15%가 넘는 4000여명에 달한다.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았는데도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연동한 덕분에 미주, 유럽, 아시아 곳곳에서 가입자를 확보했다. 한류, K-POP 열풍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에서도 한국인의 패션을 보려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스타일쉐어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상태. 지난 6월 전세계 24개국 750개 팀이 참가한, 미국의 벤처대회 ‘매스챌린지 엑셀러레이팅 2011’에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한 것. 윤 대표는 “대회에서 투자 법률 회계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를 만났고 다른 해외 팀들과도 네트워킹을 쌓았다”며 “내년쯤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성 이용자들이 많은 것도 고무적이다. 스타일쉐어 전체 이용자 가운데 남성 이용자는 40%에 달한다. 그만큼 이용자의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 얘기이다. 윤 대표는 “미용과 패션에 관한 남성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를 감안해 아이템 등에서 남녀 구분을 두지 않았다”며 “남성의 비율이 20%만 돼도 성공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초반 예측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매일 바뀌는 인기 순위 1위도 남성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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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업계와 연결해 수익창출
스타일쉐어는 지금까지 수익모델 확보보다 회원 수를 늘리고 앱 홍보에 주력해왔다. 패션 플랫폼이기 때문에 회원들의 숫자가 많아지고, 이들 간 소통이 활발해지면 수익모델은 따라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스타일쉐어는 향후 패션업체들과 연계해 수익을 내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각각의 패션업체들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자사 웹사이트로 홍보활동을 하고 있지만, 웹사이트에 찾는 사람 수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홍보효과가 제한적이다.
윤 대표는 “사람들은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반응을 기대하는데, 업체는 아직까지 그런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스타일쉐어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주는 방식으로 업체들과 제휴하면 수익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그러나 “몇몇 유명 패션업체에서 문의가 오고 있지만 당분간은 서비스를 더 탄탄히 구축하는데 전념할 계획”이라며 “이용자를 더 늘려 ‘일반인의 패션’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하게 다진 뒤 업체의 콘텐츠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고 말했다.

[창업스토리] "파리·런던보다 멋진 서울 패션 알리고 싶었다"
할리우드의 패션 아이콘 패리스힐튼이 “한국 여성의 스타일이 멋지다”고 말했던 2007년 즈음,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도 한국인의 패션 감각이 남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방학 중 런던과 파리를 찾아 사람들을 구경했지만 기대했던 길거리 패셔니스타들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몇 년 후 찾은 뉴욕도 마찬가지였다. ‘이 정도라면 압구정, 가로수길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더 옷을 잘 입는다고 봐야하는데, 왜 서울 사람은 패셔너블하다고 알려지지 않았을까.’
윤 대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프랜치시크니, 뉴요커니 하는 말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도 없이 반복돼 환상을 만들었지만, 서울의 패션은 그렇게 드러난 적이 없었다는 것. 알리고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블로그나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어 운영해보고 싶었지만 실력도 노하우도 부족했다. 영국의 유명한 길거리패션 블로그 운영자에게 메일을 보내 무작정 찾아갔던 것도 그 때. 어떻게 해볼까 고민한 하던 즈음 아이폰이 세상에 나왔다. 기회였다.
학교(연세대) 창업센터를 찾아갔다. 팀원도 없고, 사업계획서를 어떻게 써야하는지도 몰라 그저 창업센터를 맴돌기만 했다. 그러다 강연을 하러온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이니시스 창업자)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준비했다. 윤 대표는 “카페에 앉아 한 시간 내내 열심히 설명했다”며 “4학년 내내 고민만 하다 진짜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권 대표로부터 개발 팀원도 소개받았다. 고3 학생도 있었다. 디자이너와 마케터도 합류해 6명이 됐다. 스타일쉐어는 평균 연령 22세의 ‘학생 팀’이다. 윤 대표는 “상대적으로 팀원들이 모두 어리고 회사 경험도 없지만, 바로 그 점이 우리의 장점이다”라며 “기존 대기업의 관습이나 체계를 모르니 오히려 편하게 의사소통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 기자 hyde@
[멘토 코멘트] 이택경 다음 공동창업자
"사용자 중심 '길거리 패션 정보' 수익모델 무궁무진

패션잡지나 TV 등 기존 매체들이 보여주는 패션은 일상과 거리가 멀다. 일반인들은 모델보다 친구에게 옷에 관한 정보를 얻고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기존 서비스들이 이 부분을 충족시켜주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스타일쉐어는 이 틈을 파고들었다. 화보형태의 콘텐츠가 아닌 일반인의 패션을 다루면서, 누구나 참여하고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의류와 잡화는 인터넷쇼핑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품목이다. 옷과 패션은 전 세계인들의 공통된 주제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도 유리하고, 한류를 활용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고 봤기 때문에 스타일쉐어의 멘토가 됐다.
스타일쉐어는 현재 수익보다 이용자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서비스가 더 정교해지면 붙여나갈 수 있는 수익모델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브랜드 배너광고를 실을 수도 있고, 기획 이벤트를 통해 패션업체와 공동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도 있다. 사용자가 올린 사진과 유사한 스타일의 옷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형태도 가능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장을 선점해, ‘사용자 중심’이라는 서비스의 본질을 흐리지 않으면서도 패션업체와 자연스럽게 융화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학생들로 구성된 팀이기 때문에 경험 부족이 약점이 될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직장인들이 가질 수 있는 관성이 없다는 것이 장점일 수 있다. 직장인 출신으로 구성된 팀은 무의식적으로, 기존의 습관대로 하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실패를 겪어보지 않았지만 반면에 선입관이 없어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진행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스타일쉐어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