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2012 소원성취 프로젝트/내 집 갖기
직장인 A(40)씨는 부부 동반 친구 모임이 은근히 불편하다. 대화 중 간혹 부동산 이야기라도 튀어나오면 소심해지기 일쑤다. 친구 대부분이 부모의 도움을 얻거나 대출을 해서라도 집 한 채씩 가지고 있지만 자수성가형인 A씨는 여전히 무주택자이기 때문이다. 아내는 '집 가지고 있어봐야 골칫거리'라고 위로를 하지만 모임에서 위축되기는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가정은 내 집 마련을 1차 목표로 한다. 그만큼 내 집을 가지고 있는 가정이 많지 않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60%에 가까운 가정이 무주택가구다.
이들 중 주택을 구입하려는 의향을 가진 가구는 80%가 넘는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난해 여름 전국 5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주택을 소유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도 80%를 상회했다. 주택금융공사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많은 수요자가 내 집 마련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역 근처의 '신공덕 I'PARK'(사진=뉴시스)
◆내 집 마련, 무엇이 발목 잡나
현실적인 어려움이란 결국 가격 문제다. 집값이 너무 높다는 것이 구매를 꺼리는 이유다. 최근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가격은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있지만 과거에 너무 많이 뛰었기 때문에 수요자의 구매욕구가 사라져 버렸다.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인 389만원을 오로지 숨만 쉬고 저축한다고 할 때 서울시 30평대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12년이 걸린다는 통계가 있다. 결국 돈을 크게 빌리지 않는 이상 내 집 마련은 꿈에 불과하다.
집을 구입했다면 금전적 어려움은 현실이 된다. 금융감독원이 작성한 '2012년 대내외 리스크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 부채 심화'를 대내요인의 첫 번째로 꼽고 있다. 부실한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부채를 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부동산 활황기였던 2006년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상환시기가 도래하면서 원금상환개시금액이 2010년 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6조6000억원까지 급등했다. 올해에는 2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분할상환 담보대출 거치기간이 종료되고 원금분할상환을 시작하게 되면 원금 부담으로 발생하는 부실가구는 9.2%에서 11.1%로 증가하게 된다. 일시상환 부동산대출 중 10%만 만기연장이 안된다고 하면 부실가구비율은 17.0%까지 늘어난다. 부실가구는 대출 상환 후 남은 현금성 자산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가구를 말한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도 내 집 마련 시기를 늦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수익을 보장하는 투기성 자산 성향이 강했던 부동산이 지금은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을 내는 불량 자산으로 치부되고 있다. 주택시장에 과도한 투기 수요가 발생하면서 '오버슈팅'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결국 현실이 된 꼴이다. 내 집 마련 시기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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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예정중인 '왕십리 뉴타운' 조감도(사진=뉴시스)
◆내 집 마련, 어디를 공략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를 꼭 내 집 마련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선 '실거주'를 주택 구입의 전제조건으로 꼽는다. 더 이상 부동산을 통해 재산증식을 하기 여의치 않아졌다는 판단이다.
우선 전세비율이 높은 곳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전세비율이 높게 형성되고 있는 곳은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불황기에도 하락폭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도 가격 제한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 투자대상이 아닌 실수요 위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주택 수요자들이 집을 넓히려는 욕구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1인가구의 증가 등을 이유로 소형 주택의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통계청의 인구추이를 살펴보면 앞으로 인구수는 감소하지만 가구수는 늘어난다. 그만큼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1~2년 사이의 열기에 비하면 인기는 한 풀 꺾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죽을 쑨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대한 평가는 상반되지만 의외의 반등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에 눈길이 간다. 지난해 낙폭 과다에 따른 반등 심리와 수요의 한계로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용적률 상향 가능성이 높은 역세권 위주의 개발 예정지의 주택 구입을 권하고 있다.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면 도시의 팽창이 주춤해지면 다시 일자리를 위해 도심으로 회기하는 경향을 보인다. 재개발이나 재건축정비사업이 가능한 도심 역세권의 소형빌라나 소형 아파트를 공략하면 추후 주거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세종시 첫마을 조감도(사진=뉴시스)
◆자격 있으면 임대주택, 없으면 급매물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면 공공임대나 국민임대를 통해 일시적인 내 집 마련을 해결할 수 있다. 단 자격이 문제다. 소득이 비교적 낮고 부양가족이 많으면서 청약통장을 장기간 유지하고 있어야 유리하다. 공공임대의 경우 임대료를 내고 생활하다가 5~10년 뒤 분양기회도 얻을 수 있어 장기간 무주택자였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
일반주택 구입을 원한다면 급매물을 찾는 것이 그나마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급매물은 매도자의 사정에 따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는 집이다. 급매물을 구입할 때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 한다. 수요가 움직이지 않는 매수자 우위시장이라는 점을 활용해 매도자에게 다양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중개업자를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현재 입주상태를 꼭 확인해둬야 한다. 입주율이 낮다면 왜 입주자가 없는 지 이유를 파악하고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인 경우에만 계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체된 매물이 많을수록 쉽게 보이지 않는 단점이 많거나 향후 개선 여지가 낮은 단지일 가능성이 높다.
현장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출근시간이나 교통편은 물론이고 대중교통의 용이성도 챙겨볼 만하다. 도심권에서 조금 더 멀더라도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출퇴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