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2·3위들 반란'에 대처하는 1위의 자세

[기자수첩]'2·3위들 반란'에 대처하는 1위의 자세

장시복 기자
2012.01.20 05:56

"어휴. 2011년처럼 업계가 시끄러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지난 연말부터 식품업체 관계자들을 만날 때면 한번 씩 들었던 소회다. 보수적인 분위기로 유명한 식품업계에서 이렇게 시끌벅적하게 이슈가 터진 것은 드물었단 얘기다. 좋게 보면 그만큼 시장이 역동적으로 변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다.

여러 이슈들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2,3위들의 반란'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3위 후발업체들이 `목숨 걸고' 1위를 바짝 추격할 수 있었던 건 악착같은 `생존 본능' 덕이었다. 기존의 먹거리만 가지곤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기도 하다.

우유·분유 만들던 남양유업이 커피믹스를, 요구르트 만들던 한국야쿠르트가 흰국물 라면(꼬꼬면)을 들고 나온 건 기존 제품만 가지곤 한계가 있다는 고민과 몸부림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한 식품 업체 임원의 얘기다. "정부의 물가 관리 압박이 커지고 내수시장 한계가 보이면서 업체들이 할 수 있는 건 두가지 뿐이죠. 새 영역에 과감히 뛰어들거나 아니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여전히 1위 업체들의 대응과 인식을 보면 안타깝다. 라면 1위 농심은 기존 신라면 등 제품에 안주하다 흰국물 라면 공세에 속수무책 당해야 했다. `자존심'을 내세운 탓이다. 뒤늦게 부랴부랴 `후루룩 칼국수'를 내놨지만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다. 13년간 삼다수 유통을 하면서 `생수 1위' 자리에 올랐지만 제주도와의 갈등으로 계약해지 위기에 몰린 상태다. 음료 1위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1위답지 않게 끊임없이 `미투 마케팅'(me-too, 인기 경쟁 제품에 편승해 모방하는 것) 논란을 일으키다 결국 국순당으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1위 업체들에겐 고달프겠지만 후발업체들이 공세에 나서면 소비자들은 즐겁다. 치열한 경쟁에서 도출된 색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어서다. 기존 성과에 안주한 업체는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새해도 식품업계가 조용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각 품목 1위 업체들이 `진정한 선두기업'다운 창의성과 도전의식으로 소비자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