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의료법개정안 시행…네트워크병원 인력구조조정 시작
# 비만치료 전문 네트워크병원은 최근 병원 2곳을 1곳으로 통합하면서 직원 3명을 퇴직시켰다. 이 병원은 1명의 원장이 여러 병원의 지분을 소유하는 형태의 네트워크병원이다.
오는 8월부터 1명의 의사는 1개의 병원만 소유·운영하도록 규정한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여러 병원을 소유한 원장들이 병원 1곳만 남기고 나머지 병원을 다른 의사에게 넘기는 작업이 잇따르고 있다. 다른 병원의 지분을 계속 소유할 경우 불법으로 몰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실적이 좋지 않던 병원의 통폐합도 나타나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처럼 같은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500여개 브랜드의 5000여개 네트워크병원들이 직영병원을 매각하거나 통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네트워크병원의 규모는 더 줄어들고 인력 구조조정의 칼바람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천명까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네트워크병의원의 경영을 지원하는 병원경영지원회사(MSO)의 역할도 줄어들게 돼 MSO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입지도 좁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 병원을 매각하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의료경영컨설팅업체 골든와이즈닥터스의 박기성 대표는 "최근 1달 새 병원 매각을 위해 자산가치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 10곳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수행한 병원 자산가치평가는 모두 15건 정도였다.
박 대표는 "여러 병원을 소유한 원장이 1개 병원만 남기고 나머지 병원을 매각하기 위해 나선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최근 병원 매물이 급증하고 있어 매각이 잘 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병원을 폐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병원 고용률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트워크병원의 경영을 담당하는 MSO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네트워크병원은 이름이나 주요 진료기술, 진료철학, 마케팅 방식 등만 공유하고 운영은 개별 병원의 원장이 독립적으로 하는 프랜차이즈형, 여러 원장이 여러 지점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조합형, 대표 원장이 개별 병원의 운영에 깊이 관여하는 오너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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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개정으로 앞으로 오너형 네트워크병원은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형 네트워크병원도 지분 정리가 불가피해 보인다. 안건영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장은 "MSO의 역할이 가장 활발한 것은 오너형 네트워크병원"이라며 "오너형 네트워크병원이 사라지면 MSO 역할의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MSO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관계당국인 보건복지부는 해당법안의 운영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는 분위기다. 법안에 적힌 '운영'의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네트워크병원 모두가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너형, 조합형, 프렌차이즈형 네트워크병원 중 프렌차이즈형 병원은 어느 정도 가능하리라 본다"며 "자본을 투자하거나 수익을 배당받지 않고 경영지원 서비스만 받는 형태는 법에 저촉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네트워크병원협회 등을 통해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각각 기관의 입장이 상당히 다른 상황"이라며 "4월 안으로 세부적인 법안 운영 방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