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바로미터' 꾸준히 개선..유가 급등 우려 지나쳐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내줬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효과'로 2025선까지 올라선 지 하루 만이다.
국내 증시가 단기 급등한 데다 그리스 구제금융 지연 가능성, 미국의 3차 양적완화에 대한 잡음 등 해외발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9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도 부담을 안겼고 주식형 펀드 환매 압력으로 연일 쏟아지고 있는 투신권 매물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3차 양적완화 시행에 대한 의지가 약해졌다는 관측과 그리스 리스크 부각으로 전날 뉴욕 증시가 크게 하락했지만 개선된 지표 결과는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을 키웠다. 글로벌 경기 바로미터인 미국의 경기 회복 시그널은 국내 증시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제조업 호조는 미국 경기 상승의 견인차
전날 발표된 미국의 1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정체되며 시장의 예상을 하회했다.
미국의 1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12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1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12월 잠정치 0.4%를 웃도는 0.7%일 것으로 기대했다.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진은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0.3%), 12월(0.4%) 등 직전 2개월의 생산증가율보다 상향됐고 제조업에서 생산 확대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 긍정적"이라며 "미국기업의 설비투자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경기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제조업 호조가 미국 경기 반등세를 여타 부문으로 확산시켜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의 친기업 정책, 양호한 기업 투자 등이 미국 경기 반등세를 확산시켜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뉴욕주의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19.53을 기록해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치(18)를 웃돌았다.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로 활용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도 최근 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2010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주택시장의 경기를 나타내는 NAHB/웰스파고 주택시장지수는 2월에 29를 기록해 4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기대감이 높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현재 지수에 대한 자신감은 가져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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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에는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2월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1월 주택착공건수, 1월 건축허가가 발표된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용이 완만하지만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주택 시장이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었는데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 경제 회복에 찬물?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한 달래 최고 수준까지 올라 유가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복병으로 작용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란이 유럽 6개국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는 이란 TV 보도로 영국 런던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는 전날 배럴당 118.93달러로 전일대비 1.58달러(1.4%) 올랐다. 한 때 119.99달러까지 오르며 장 중 기준 6개 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보다 1.06달러(1.05%) 오른 배럴당 101.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이달 들어 3.4% 올랐고 브렌트유는 7.2%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급등이 현실화될 경우, 유동성 장세가 위축될 우려가 크겠지만 글로벌 수요가 크지 않아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급등은 경기불안 심리를 고조시켜 유동성 흐름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며 "그러나 중국경기 둔화추세가 지속되고 미국 경기회복 속도 역시 완만한 데다 유럽 침체가 계속되는 지금 유가상승이 정당화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 현재로서는 유가급등은 잠재 리스크 요인에 그치는 상태"라고 밝혔다.
최현기 대신증권 연구원도 "최근 유가가 배럴당 95달러에서 100달러로 넘어선 것은 달러화의 제한적 약세, 미국 경제 지표 등으로 인한 것"이라며 "상승세가 계속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수요가 둔화되고 있고 특히 신흥국의 석유 수요 증대 분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유가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도 유가 급등세의 시발점이 되긴 어려워 보인다"며 "지난해 2월부터 불거진 중동사태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지만 유가는 전년대비 상승률이 10~15%로 심각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