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락장에선 재미를 봤는데 정작 상승장에선 완전 '왕따'네요." 개인 투자자 A씨는 지난해 9월 코스피 지수가 1644까지 떨어진 뒤 1900선 아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때, 상장지수펀드(ETF)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변동성 장세에 종목 대신 지수에 투자하는 ETF를 사고파는 전략으로 재미를 본 것.
올 들어서는 유럽 리스크로 증시 전망이 어둡다는 증권가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며 몸을 사렸는데 주가는 반대로 뛰어 올랐다. "어, 어" 하던 사이에 코스피 지수는 2000까지 올랐다. A씨는 "최근 강세장은 남의 잔치"라며 "울화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왜 내 주식만 안 오르는 거예요?" 지난해 폭락장에 보유 주식이 초토화되며 제대로 물린 B씨는 '정신건강'을 위해 한동안 주식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며 자기 위로로 버텼다. 봄도 오기 전에 주식 시장부터 봄볕이 들며 코스피 지수가 지난 8월 수준으로 회복하자 들뜬 마음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열어보니 한숨만 쏟아진다. B씨는 "내 주식만 안 올랐다"며 "상대적 박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증시는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개미들은 정작 상승장에 소외된 채 애만 태우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유럽 리스크로 올 상반기는 증시가 부진할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만 믿었던 개인 투자자들은 갑작스럽게 오른 증시에 망연자실이다. 외국인의 '통큰 쇼핑'으로 만들어진 강세장은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만 오르는 '쏠림현상'이 커 관련 종목에 속하지 않는 개인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하다.
◇초라한 개미 vs 화려한 외국인·기관
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삼성전자(204,000원 ▼6,500 -3.09%)다. 이어하이닉스(998,000원 ▼35,000 -3.39%), LG화학,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순이다.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6.72%.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인 10.69%를 크게 웃도는 성과다
기관도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기관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4.93%다.
반면, 개인의 수익률은 초라하다. 개인은 2.21% 떨어져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은 올 들어 현대모비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지만 수익률은 마이너스 4.11%다. 제일모직, KT, 만도, 한국항공우주, 엔씨소프트, 락앤락, LG유플러스, 삼성테크윈 등 개인의 순매수가 집중된 종목은 큰폭으로 하락했다.
반대로 개인들이 가장 많이 판 종목들은 줄줄이 올랐다. 개인들이 올 들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LG화학으로 주가는 연초대비 29.61% 올랐다.
독자들의 PICK!
<b◇파는 투신, 연기금 '사는' 종목은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세인 만큼,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따라가는 투자법이 유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관 중에 올 들어 '팔자' 행진을 벌이고 있는 투신, 연기금에서도 매수하는 종목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올 들어 외국인이 10조원 가량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주식형 펀드의 환매 압력으로 연일 '팔자'에 나서고 있는 투신도 사는 종목이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투신은 올 들어 SK이노베이션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수익률은 31.34%에 달한다.
LG전자, 우리금융, 호남석유, 하나금융지주, 현대건설, 대림산업도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투신의 러브콜을 받은 20개 종목 중 수익률이 한 자릿수인 것은 두산중공업(6.61%),SK케미칼(56,500원 ▲1,900 +3.48%)(7.33%) 뿐이다. 투신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4.01%다.
연기금은 올 들어 현대중공업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LG화학, LG전자, SK이노베이션, 삼성전자(우), 삼성중공업, 금호석유, 삼성증권, 대우조선해양, 고려아연이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에 포함됐다.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한 자릿수 수익률은 삼성전자(우)(4.05%), 금호석유(1.79%), NHN(4.03%) 뿐이다.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5.03%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은 후행적으로 투자하는 성격이 있어 최근 강세장에서는 어려움이 크다"며 "코스피 지수가 2300선 정도에 도달하거나 주가수익비율(PER)이 11.5배 이상이 될 때 개인이 증시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PER은 8.7배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현 상황으로서는 외국인을 따라가는 전략이 가장 좋다"며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IT, 소재산업, 건설업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유동성 장세가 3분기까지는 갈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가 2300까지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