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증시다. 넘어질 듯했지만 다시 일어섰다.
22일 약세로 출발한 코스피가 '뒷심'을 발휘하며 상승세로 마감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그리스 사태가 일단락된 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장중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코스피는 장 막판 상승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도 증시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의 힘'이다. 외국인은 2883억원 순매수하며 나흘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펀드 환매 압력이 높은 투신권에서 1042억원 가량 팔아치워 전체 기관 순매도는 2217억 원에 달했다.
외국인의 매수는 이어졌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세계 각국이 통화완화 정책에 나선 가운데, 당분간 유동성 확대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최근 단기 급등한데 따른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아직은 시장의 성격이 바뀌지 않았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유럽 재정 위기는 일단 '큰불'은 컸다. 최근 유동성 장세를 이끈 주역인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 대출프로그램(LTRO)의 2차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공급에 기초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격 상승이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예정된 프로그램의 집행을 감안하면 당분간 유동성 공급에 기초한 시장의 강세 구도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유동성 공급이 이어지는 동안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태국, 인도 등지에서는 2월 외국인의 매수 규모가 1월의 매수 규모를 넘어서고 있는 등 매수 강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위험자산 선호도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정된 유동성 공급이 중단되거나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한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유동성 효과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증시 주변 환경의 추가적인 악화 가능성은 낮다"며 "코스피 2000선 안착 및 박스권 레벨업이라는 기존의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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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이 푼돈, 더 풀어봐야 푼돈"
2월 말 예정된 2차 LTRO가 시행돼도 새로운 재료가 아닌 만큼, 시장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미 돈이 많이 풀렸고 더 풀어봐야 푼돈일 수 있다"며 "돈을 더 푼다고 유동성 공급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내부 수급 상황도 우려를 낳고 있다. '큰손' 기관이 매수에 동참하지 않고 외국인의 일방적 매수로는 추가 상승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10조원 가량 사들였지만 기관은 2조원 가량 팔았다. 지난해 급락장에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국민연금 등 기금도 올 들어 1조원 이상 팔았고 투신은 2조원 이상 팔아치웠다.
서 연구원은 "국내 기관이 매수에 동조하려면 최소한 2050포인트가 지지선이 된다는 기대를 바탕으로 주식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리거나 펀드로 자금 유입이 필요한데 지금은 이러한 상황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며 "시장이 재차 상승 탄력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코스피는 2020포인트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승세를 견인할 매크로 호재를 확인하지 못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장기추세선이 형성되는 2060포인트를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CB의 2차 LTRO이 유동성 공급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 이전까지는 횡보구간이 지속될 전망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