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 내 동일업종에 함께 적용..치킨·피자 등 배달프랜차이즈는 거리제한 강화키로
공정거래위원회가 9일 발표한 '제과제빵 분야 가맹사업 모범거래기준'에 대한 네티즌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모범거래기준은 기존 가맹점이 있는 곳에서 500m 이내 신규 출점을 금지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업체들이 간판만 바꿔다는 꼼수를 동원해서라도 손쉬운 가맹비 장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같은 꼼수는 불가능하다. 네티즌들이 많이 지적한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은 이름만 다를 뿐 동일 프랜차이즈다.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의 모회사인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크라상은 별도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파리바게뜨 내 하나의 브랜드로 보면 된다"며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이) 동일 프랜차이즈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한발 더 나아가 동일 계열 내 동일업종을 영위하는 별도 프랜차이즈 간에도 출점 거리제한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BBQ와 배 다른 동생 BHC의 경우가 좋은 예다.
BBQ와 BHC는 모그룹이 제너시스BBQ그룹으로 같다. BHC가 2004년 피인수 되면서 한 식구가 됐다. 그룹 측은 BBQ와 BHC가 파는 상품이 다르다고 설명하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엔 같은 후라이드 치킨집이다.

BBQ의 현재 가맹점수는 1800개, BHC는 950개에 달한다. 당연히 BBQ 간판을 단 치킨집과 BHC 치킨집이 한 골목 안에 이웃한 경우도 있다. 공정위가 빵집에 이어 피자, 치킨 등으로 모범거래기준을 넓혀 나가려면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동일 모기업 내 같은 업종을 영위하는 프랜차이즈라면 출점거리 제한이 적용돼야 한다"며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BBQ와 BHC처럼 같은 일을 하는 형제 프랜차이즈도 출점거리 제한 대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피자, 치킨 등과 같이 배달을 중심으로 하는 프랜차이즈엔 내방 고객이 대부분인 빵집보다 강화된 거리 제한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배달이 주를 이룰 경우, 영업권역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제과·제빵 분야의 2배인 1㎞의 거리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재래시장 보호와 동일한 수준이다. 지난해 6월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은 재래시장 반경 1㎞ 이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모범기준에 강제력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업계 1, 2위가 동의한 만큼 곧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제과·제빵업계에 모범거래기준을 우선적으로 시행한 뒤 전 업종으로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과제빵업계는 공정위의 출점 거리제한의 취지는 인정하지만 상권을 무시한 천편일률적인 거리기준 적용은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한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공정위 출점 거리제한은 유동인구나 구매력 등 상권 규모는 무시한 채 일률적으로 500m라는 거리 규정만을 적용했다"며 "3000세대급 아파트 등 일부 예외 규정을 두긴 했지만 명동이나 강남역과 같은 상가 밀집지역은 여기(예외규정)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방적인 출점 제한은 한국과 같이 폐점 순환이 빠른 곳에선 가맹점수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며 "이번 출점거리 제한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행정 편의주의식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