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4월23일(07:45)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NHN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0년 6월에 설립된 신기술금융사다. 국내 포털 1인자인 NHN이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한 최초의 금융회사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NHN이라는 든든한 배경 때문에 현금 동원력이 막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NHN인베스트먼트는 설립 이후 매년 500억원씩 증자를 하며 자본금을 1500억원까지 늘렸다. 자본금 기준 업계 2위다. 다른 벤처캐피탈과 달리 별도의 조합 결성 없이 고유계정으로만 투자를 하고 있다. 투자재원이 충분하다보니 유한책임투자자(LP)들을 찾아다니며 펀드레이징(fund raising)을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벤처캐피탈 심사역에게는 그야말로 꿈같은 직장인 셈이다.
보통 심사역들은 임원으로 승진하기 전에는 투자업무만 담당한다. LP들을 만나 펀드레이징(fund raising)을 하는 것은 임원의 역할이다. 아무래도 펀드레이징 업무가 더 고될 수밖에 없다. 펀드레이징의 성공을 장담하기도 어렵고 입맛 까다로운 LP 관계자들의 비위를 맞춰야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다. 심사역 시절, 투자를 집행하면서 벤처기업에게 '갑'으로 대접을 받았던 그들에게는 꽤나 자존심이 상할만한 일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많은 심사역들이 NHN인베스트먼트로 이동했다. 이전 근무처를 살펴봐도 산업은행, CJ E&M(옛 CJ인터넷), 삼성벤처투자, 일신창업투자 등으로 다양했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NHN인베스트먼트에서 인력 이탈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벌써 핵심 인력 2명이 이동했다. 단순히 일신상의 이유로 보기에는 심상치가 않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NHN인베스트먼트의 투자 결정이 벤처캐피탈이나 신기술금융사와 너무 판이하게 다른 게 원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투자 과정이 너무 늦고 투자업체 선정이 너무 안정 지향적이라는 얘기다. 심사역들에게는 치명적인 문제로 인식될 수 있다.
보통 심사역들은 투자를 한지 최소 3~4년이 지난 후 투자금 회수(엑시트)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받는다.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은 벤처기업에 투자하다 보니 많은 투자를 할수록 유리해지는 구조다. 또한 벤처기업은 산업 흐름이 빠르게 때문에 현재의 기준을 가지고 투자를 해도 성공을 점칠 수 없다. 오히려 지금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 심사역의 감각에 맡겨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NHN인베스트먼트의 문제는 황인준 대표의 경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NHN CFO를 겸직하고 있는 황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도날드슨, 러프킨 앤 젠레트, 크레딧 스위스 등을 거친 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외국계 금융사에서도 근무를 했지만 아무래도 국내 증권사 IB본부에서 일한 경력이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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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는 벤처캐피탈의 투자와는 상당히 다르다. 일단 국내 증권사 중 투자경험이 많은 곳이 거의 없다. 지난해 정책금융공사의 출자 사업에 증권사들이 대거 도전장을 던졌지만 모두 탈락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트랙레코드(track record)의 부재 탓이다.
산업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토대로 투자하기 보다는 수학공식에만 의존한다는 지적도 많다. 단순히 현재의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투자금액을 정한 뒤, 이를 몇년만에 회수할 수 있는지만 따져본다는 것이다. 벤처투자에는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다.
NHN인베스트먼트는 향후 업계에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만한 잠재력을 지닌 회사다.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축복이나 다름없다. 현재의 문제가 성장통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NHN인베스트먼트의 변화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