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사업 하면서 이렇게 어려웠던 적이 없다.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이고 있는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부가 전문의약품의 가격을 대거 인하하면서 생존의 위협받고 있다는 한 중소제약사 사장의 하소연이다.
엄살로만 보기엔 실제 상황이 정말 어렵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약가인하의 충격이 현실화 되고 있다. 문제는 그 충격이 예상보다 강하고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에는 매출 상위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났다. 약가인하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제약사들의 실적이 더 나빠질 전망이다. 올해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영업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이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수십년 동안 제약산업을 먹여 살려왔던 제네릭(복제약)이라는 버팀목이 한 순간에 없어졌다. 하지만 언젠가는 없어질 버팀목이었다. 손쉽게 제네릭을 만들고, 의사나 약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쥐어주며 성장하는 비즈니스모델이 애초부터 오래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환경은 110년 역사의 제약업계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게임의 법칙이 던져졌고 제약산업의 지도는 새로 그려지고 있다. 내수시장과 제네릭으로 대변되던 승자의 조건은 신약개발과 해외수출로 바뀌어가고 있다.
빙하기 때 공룡이 그랬듯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는 뻔하다. 그리고 변화된 환경은 늘 새로운 지배자를 만들어 낸다.
녹십자(137,100원 ▼2,100 -1.51%),셀트리온(200,500원 ▼3,500 -1.72%)등 일부 제약·바이오회사는 오래 전부터 환경의 변화에 대비해 왔다. 이익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꾸준히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고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희귀병치료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갖췄고, 셀트리온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항체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시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만일 이들 기업들이 신약개발이나 해외수출에서 성과를 내고, 그렇게 번 돈을 다시 연구개발로 투자한다면 다른 기업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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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래왔듯이 변화의 흐름에 먼저 올라탄 기업에게 주어지는 열매는 달콤하다. 제약사들이 지금이라도 좀 더 절박하게 생존의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