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26일 이후 180포인트 넘게 오르며 1950선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고작 25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급등했지만 개인 투자자가 90%를 차지하는 코스닥에 들어온 외국인은 거의 없었다.
지난 10년간 코스닥은 500선을 등락하며 지루한 '제로섬 게임'을 반복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시장이 성장하려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코스닥 시장이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는 위험한 시장을 무조건 회피하지 않는다. 미래 수익이 보인다면 헤지(hedge) 수단을 마련한 뒤 진입한다. 코스닥 시장에 다양한 투자자를 끌어 모으려면 헤지 수단을 확충돼야 한다.
헤지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선물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헤지는 코스피200 선물이 담당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200 선물이 있어 코스피 시장에 쉽게 진입하고 빠져 나간다. 코스피200 선물 거래대금이 현물의 6배에 이를 만큼 커진 게 이를 방증한다.
코스닥 시장에는 코스닥의 우량종목 30개를 선별해 만든 스타지수 선물이 있다. 하지만 거래가 거의 안 되는데, 외형상 현물시장의 부진 탓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스닥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스타지수 선물이 왜 무력화했는지 알고 있다.
'개별종목의 천국' 코스닥에서 개인, 기관, 외국인은 인덱스 비율대로 주식을 사지 않는다. 코스닥 투자자는 개별 종목을 연구한 뒤 집중 베팅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곧 변동성이 판이한 여러 종목을 묶어놓은 지수형 선물은 헤지 수단으로 제 역할을 못했다. 코스닥 우량 종목에 외국인·기관 참여를 유도하려면 지수형 선물이 아니라 개별주식 선물이 필요한 것이다.
올 들어 주식선물 시장이 자생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현물 대비 선물의 거래대금 비중이 40%까지 높아졌고 외국인·기관의 주식선물 활용도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코스닥 종목을 기초로 한 주식선물은 없다.
한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시장에서는 종목들이 추세적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지수형 선물 상품은 의미가 없다"며 "개별주식 선물로 각각의 주식에 대한 헤지 수단을 제공할 때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스닥 활성화에는 우량기업 유치 못지 않게 효과적인 헤지수단 도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