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그레코 로만형 66kg에 출전한 김현우 선수는 부상으로 인해 한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한국 레슬링에 8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유도 남자 81kg급의 김재범 선수 역시 왼쪽 어깨, 무릎 인대 부상 때문에 왼쪽 몸 자체를 쓰지 못했지만 4년 전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독일의 올레 비쇼프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런던올림픽이 더 큰 감동으로 와 닿는 것은 이런 부상투혼이 어느 때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재벌총수의 배임과 횡령 등 경제범죄에 대해 집행유예 금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금지' ‘신규 순환출자 금지 및 가공의결권 제한’ ‘보험·증권·카드 등 제2금융도 금산분리’
정치권에서 잇따라 이른바 '경제민주화' 방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정 재벌 총수나 일부 대기업 계열사가 아니라 사실상 모든 대기업이 '경제 민주화'법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렇게 경쟁적으로 기업 때리기에 나서다간 견딜만한 '부상' 정도가 아니라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비명이 재계로부터 들려온다.
대표적인 '경제 민주화' 대상인 순환출자의 경우, 외국기업들과 경쟁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신사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순환출자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해 왔다는게 기업들의 항변이다. 토요타를 비롯한 해외 유명 기업들도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는데 우리만 이를 해소하라는 건 역차별적 규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할 경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대표기업들 상당수가 경영권 위협에 노출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한다. 이는 결국 투자위축과 고용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여기에 제2금융권에 대한 기존의 출자지분까지 금산분리 대상에 포함시킨다면 사실상 현재 대기업들의 그룹 체계는 일대 지진이 일어나게 된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찮아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기업인들의 불안감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치권이 우릴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논의 과정에서 기업들이 상처를 좀 입더라도, '부상투혼'을 발휘해 글로벌 시장에서 돈을 벌어오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낙관하는 것 같다는 자조 섞인 말이다.
운동선수의 부상투혼은 결과와 상관없이 감동으로 남지만, 기업의 부상은 그 자체가 국가경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게 냉혹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