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투자노트]
성공하려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밥벌이도 보장 받기는 쉽지 않다. 대개 내가 하기를 원하는 일은 밥벌이가 쉽지 않은데다 나 말고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 경쟁도 치열하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겠다며 부푼 품을 안고 대학에 입학한 많은 학생들이 졸업 때가 되면 취직이 안 돼 속을 썩이는 경우가 많다. 전체 실업률이 8.3%에 달하는 미국의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재무관리 전문 미디어 그룹인 키플링거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100개 전공을 대상으로 졸업 후 실업률과 급여 수준을 조사해 취직할 때 가장 유리한 전공과 불리한 전공 10개씩을 선정했다.
취업할 때 가장 좋은 전공 1위는 약학과이다. 보통 대학원까지 졸업해야 하긴 하지만 최근 졸업생들조차 실업률이 5.4%로 낮은데다 초봉 평균이 5만1200달러, 경력자들의 중간 연봉이 10만5000달러로 매우 높다.
2위는 간호학과이다.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간호사들에 대한 수요는 날로 늘어나 최근 졸업생들의 실업률은 4.0%에 불과하다. 초봉도 4만8000달러로 높은 편이다. 다만 급여 인상률이 높지 않아 경력자들의 중간 연봉은 6만달러로 초봉에 비해 크게 높지는 않다.
3위는 기계공학이다. 특히 자동차와 항공기 등 교통수단과 관련한 기계공학 전공자들은 초봉이 5만3100달러, 경력자들의 중간 연봉이 6만8000달러이다.
4위는 물리 치료사, 방사선 치료사 등으로 일할 수 있는 치료 관련 학과이다. 5위는 화학공학인데 초봉이 6만4500달러로 어떤 학과 졸업생들보다도 높다. 6위는 전기공학으로 2020년까지 일자리 증가율은 매년 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초봉과 경력자들의 평균 연봉이 5만7000달러와 8만6000달러로 높다는 점이 매력이다.
7위는 의료기술 분야로 화학이나 생물학, 임상실험 기술 등을 배운 전공자들은 병원이나 의학 실험실에서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일할 수 있다.
8위는 건설 서비스업이다. 미국 부동산시장은 깊은 침체에 빠졌다가 천천히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건설 서비스업의 실업률은 5.4%에 불과할 정도로 인력 수요는 꾸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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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는 정보기술(IT) 관리, 10위는 의료 지원서비스와 관련한 전공이다. 환자의 진료기록 관리와 실험실 관리, 의료보험 조사 등 병원의 전반적인 행정 업무를 책임지는 일을 하게 된다.
반면 취업할 때 가장 불리한 전공 1위는 고고학으로 조사됐다. 최근 졸업생의 실업률은 10.5%에 달하며 초봉이 2만8000달러에 불과하다. 2위는 순수미술로 일자리 증가율이 낮고 전공자는 많아 실업률이 높고 초봉은 3만달러로 낮다.
3위는 촬영과 사진 분야로 최근 졸업생 실업률이 12.9%로 미국 고교 중퇴자 실업률보다 조금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4위는 철학과 종교 관련 학과로 향후 일자리 증가율조차 예측이 어려운 분야다. 5위는 그래픽 디자인으로 미국의 대졸자 평균 실업률이 4.9%인데 반해 11.8%로 높다.
6위도 전반적인 미술 관련 전공이며 7위는 인문학, 8위는 드라마와 공연예술, 9위는 사회학, 10위는 영문학 등으로 조사됐다.
취업이 정말 안 되는 전공인데도 진짜 하고 싶은 공부라면 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스피노자와 카프카처럼 졸업 후 생계를 어떻게 유지할지 계획은 세워둬야 한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자신의 철학적 신념 탓에 유대사회에서 추방된 뒤 평생 시계를 고치는 일로 생계를 삼으며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 철학과 신학을 연구했다. 그는 철학 연구를 인정받아 대학 교수직을 제안 받았지만 거절하고 평생 자유롭게 연구하는 쪽을 택했다.
인간 존재의 불안을 통찰한 소설로 유명한 프란츠 카프카는 평생 지방 보험국 직원으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한편 원하는 소설을 썼다. 그는 살아생전 소설을 발표하지도 않았다.
애플을 공동 창업한 스티브 잡스처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스피노자와 카프카처럼 돈을 벌만한 다른 일을 하면서 돈이 안 되는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 현실적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스피노자와 카프카 정도는 돼야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