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투자노트]
미국에서 1년을 살게 됐을 때 미국 생활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했던 조언이 있다.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짧은 기회이니 돈 아끼지 말고 여행을 많이 하라는 것이다.
일생에 한 번뿐이라는 일회성과 기한이 정해져 있다는 한시성은 묘한 마성이 있었다. 일생에 단 한 번뿐인 1년이라는 생각은 내일보다는 오늘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오늘에 집중하는 삶에 대해 현인들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2가지 교훈을 남겼다는 사실이다. 첫째는 현재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세 가지 질문'이라는 톨스토이 단편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톨스토이가 제시한 답은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바로 옆에 있는 사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현재에 충실하게 살다 보면 미래를 대비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 있는 1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기회이니 여행을 많이 다니자고 결심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여행엔 돈이 든다. 오늘의 여행, 즉 오늘의 즐거움에 집중해 돈을 쓰다 보면 미래에 대한 대비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솝은 '개미와 베짱이'란 우화를 남겼나 보다. 날씨 좋은 여름에 내일이 없는 것처럼 오늘에 집중해 놀다 보면 겨울이 왔을 때 빈털터리가 되어 얼어 죽거나 굶어 죽기 십상이다. 그러니 개미처럼 오늘의 즐거움에 취하지 말고 겨울(내일)에 대비해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라는 교훈이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책 '마시멜로 이야기'의 주제도 당장의 만족에 급급하지 말고 미래를 위해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성공하기 위해선 오늘이 아니라 내일을 위해 살라는 조언이다.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확실히 오늘보다 내일을 위해 사는 것이 맞다. 대학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에게 '오늘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한다면 '그래, 오늘의 즐거움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어'라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대학이라는 미래를 위해 오늘의 즐거움을 모두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고등학생으로서의 삶은 좋은 대학에 들어갈 때만 의미 있다고 가르치는 것과 같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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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생활을 위해 젊었을 때 돈이 들어가는 즐거움은 모두 포기하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다면 젊음은 늙었을 때 쓸 생활비를 버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과 내일이라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2가지 가치를 두고 갈팡질팡하다 깨달은 것은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 즉 공짜가 없다는 것과 그러니 대가를 따져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을 희생하면 오늘을 대가로 내일 보상을 받고 오늘을 즐기면 그 대가를 내일 치르게 된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우선순위를 정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지난 7월에 세상을 떠난 경영 그루 스티브 코비의 통찰력은 탁월했다. 그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란 책에서 마지막을 염두에 두고 살라는 것과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먼저 하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을 염두에 두라는 것은 나의 마지막이 오늘 행동에 대한 대가와 보상이라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먼저 하라는 것은 원하는 인생의 마지막을 위해 오늘 우선순위를 정해 살라는 의미니 말이다.
우리의 인생 자체가 마감(죽음)이 정해져 있는 한시적이고 단 한 번뿐인 일회적인 사건이다. 이 인생에서 당신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보상은 무엇이고 그 보상을 위해 기꺼이 치를 수 있는 대가는 무엇인가. 그리고 원하는 보상과 감내할 수 있는 대가에 따라 오늘 어떤 우선순위로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