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증권분석업체가 과거 증시와 대통령선거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자료를 작성했다. 1992년부터 2007년까지 4차례 대선 결과와 그해 주가흐름을 비교한 것이다.
이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차례 대선이 있었던 해의 9~11월 코스피지수가 상승한 경우는 92년과 2002년이었다. 그해는 여당이 대선에서 승리했다. 반면 9~11월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97년과 2007년에는 야당이 정권을 바꾸었다.
이 회사 연구원은 "실물경제와 증시 모두 좋을 때는 여당이, 반대의 경우 야당이 승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 후보가 확정된 26일 코스피지수는 9월말 대비 4.4%가량 떨어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과거 추이가 반복된다면 야당의 우위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유의 분석은 증권사들이 조금만 품을 들이면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분석한 사실 자체를 언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선거일까지 불과 20여일 남은 민감한 시점에 여당이든 야당이든 득이 될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증권사들도 대선 전망에 대해 언급을 삼간다. 미국 대선과 중국 정권교체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봇물처럼 보고서를 쏟아낸 것과 비교된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증권가에서 국내 정치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불문율'"이라며 "증권가에서 우리 정치에 대해 언급해봐야 좋은 얘기가 안나오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증권사 고위인사들도 왜 분석을 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손사래를 친다.
전문가들이 입을 닫은 탓일까.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이른바 테마주만 기승을 부린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사퇴 후 관련 테마주가 약세를 보이더니 문재인·박근혜 테마주로 꼽히는 조광페인트, 우리들제약이나 EG, 아가방컴퍼니 등은 급등하는 등 실적에 관계없이 대선 전망에 널뛰기를 한다.
대선을 앞으로 5년간 국정을 이끌 책임자를 뽑는 축제로 치르려면 증권사 눈치보기도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