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만 안주해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제약업계가 변화하고 있다. 2003년 LG생명과학이 미국 FDA(식품의약국) 신약허가를 받은 이후 10년 만에 FDA 신약허가를 받는 국산신약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동아제약(100,100원 ▼700 -0.69%),녹십자(139,200원 ▼900 -0.64%),LG생명과학등이 자체 개발한 신약에 대한 미국 내 임상시험을 모두 마무리했거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데 따른 것이다.
FDA는 전 세계 신약허가 기관 중 허가기준이 가장 까다롭지만 FDA라는 허들을 넘게 되면 적잖은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FDA 신약허가는 세계 의약품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신약을 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대개 FDA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다른 나라에서도 허가를 쉽게 받는다. 신약을 팔 곳이 많아지니 상업적 성공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지난해 FDA는 39개의 신약을 허가했다. 대부분 1년에 수조원의 연구·개발(R&D)비를 쏟아 붓는 다국적제약사들의 후보물질들이 신약허가로 이어졌다.
노바티스, 로슈, 화이자 등 다국적제약사들은 연간 10조원을 R&D에 투자한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연간 R&D비용이 1000억원을 넘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FDA 허가는 야구로 치면 시골 중학교 야구부 출신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과 같다. 신약개발 역사도 짧고 투자비용도 많지 않은 국내 제약사가 FDA 허가를 노리는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다"라는 제약회사 연구소장의 말에 수긍이 가는 이유다.
지난해 정부는 그동안 후하게 쳐줬던 제네릭(복제약) 약값을 크게 내렸다. '불법 리베이트'라는 원죄를 갖고 있는 제약사들에 가해진 형벌이다.
대신 R&D를 제대로 하는 기업을 '혁신형제약기업'으로 선정,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 정부의 정책방향이다.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세제혜택을 주겠다는 것인데 제약사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크지 않은 모양이다. 혁신형제약기업에서 제외된다고 해도 크게 아쉬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제약사들은 R&D에 대해 정부가 전향적인 지원을 하되, 신약개발에 따른 이익을 환수해 가는 식의 정책지원을 바라고 있다. 신약개발에 있어 언제까지 기적이나 운(運)을 바랄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