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동반위는 빵집 500m 잣대 어디서

[기자수첩]동반위는 빵집 500m 잣대 어디서

원종태 기자
2013.02.20 05:35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제과점업은 물론 한식, 중식, 양식 등 외식업종 전반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동반위가 사회적 약자인 소상공인을 배려하려는 원칙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런 의미에서 기존 가맹점수의 2% 이내로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신규출점을 막은 것은 해당 프랜차이즈 입장에서도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고 본다. 해당 프랜차이즈들이 최근 수년간 엄청난 속도로 신규출점을 해온 성과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3년간 이 같은 제한이 기업의 실질적 성장을 가로막을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동반위의 세부기준을 들여다보면 지나치게 일률적 잣대가 적용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기존 동네빵집에서 '500m' 이내에서는 신규출점을 제한한다는 것이 대표적 예다. 왜, 어떤 기준에서 500m를 적용했는지 설명이 없다.

500m는 버스로 2정거장 남짓 거리로 소비자들은 500m 거리에 있는 빵집으로 빵을 사러 가지 않는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안 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거리제한인 그 500m를 고스란히 빵집에도 적용했을 뿐이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경쟁하고 영향을 주는 상권의 거리 기준과 동네 빵집 간에 영향을 주는 상권의 거리 기준이 같다니 말이 되는가.

그러니 아무리 명분이 좋다고 해도 여기저기서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존 가맹점주가 건강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폐점한 곳에 새로운 가맹점이 들어설 수 없는 문제 등도 논리 부족으로 비칠 수 있다.

더 나아가 대기업 프랜차이즈 신규출점 제한이 과연 동네빵집에 어떤 이득을 줄 수 있는지, 그 효과에 대한 정밀한 분석도 없어 보인다. 단순히 경쟁자를 진입금지 시키면 동네빵집이 잘 되지 않겠느냐는 1차원적 셈법만 보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이 동네빵집과 프랜차이즈빵집 30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매출이 감소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주변 대기업 제과점 증가(15.7%)'보다 '경기 침체(45.7%)'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같은 조사에서 동네빵집은 정부의 세제지원을 가장 강력하게 원했다. 동반위는 이제라도 진입 제한 기준을 마련할 때 좀 더 정밀하고, 현실적인 안을 내놓아야 한다. 다수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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