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는 난치병치료 희망..좀더 자유로운데 간 것일뿐"

"줄기세포는 난치병치료 희망..좀더 자유로운데 간 것일뿐"

김명룡기자, 사진=구혜정기자
2013.02.27 05:58

[인터뷰]원정시술 중심에 선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줄기세포기술원장

↑줄기세포 해외원정시술 논란 중심에 선 알앤엘바이오 창업주 라정찬 기술원장. 본인이 쓴 '고맙다 줄기세포' 일본어판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사진=구혜정기자)
↑줄기세포 해외원정시술 논란 중심에 선 알앤엘바이오 창업주 라정찬 기술원장. 본인이 쓴 '고맙다 줄기세포' 일본어판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사진=구혜정기자)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성체줄기세포의 폭넓은 치료제로서의 잠재력을 인정해 전통적인 의약품 승인절차만 강요하지 말고 의사 통제 하에 중증질환자나 난치병 등 복수의 질병에 시술되는 기회를 좀더 많이 갖도록 최소한의 공간이라도 허용해달라는 것입니다"

줄기세포 해외 편법시술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알앤엘바이오창업주인 라정찬 줄기세포기술원장은 머니투데이와의 2시간여에 걸친 인터뷰에서 성체줄기세포의 안전성, 효과, 투입방식 등 그간 안팎으로 논란이 돼온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성체줄기세포는 환자 몸에서 추출해 배양이 엄격한 환경에서 이뤄지면 치료범위에 제한이 없고 부작용 또한 없다는 것이 라 원장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학계에선 줄기세포 체외배양 과정에서 변형과 감염, 그로 인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에 통상적인 의약품 승인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비판한다. 알앤엘바이오가 비난을 많이 받은 것도 이같은 정서를 거슬러 법적 공간이 허용된 해외에서 먼저 시술을 감행한 때문이다.

―보건당국이 강력히 반대하는데 왜 자꾸 외국에서 시술하나.

▶국내에서 안되니까 그렇다. 국내법상 환자의 몸에서 추출, `배양'한 줄기세포 시술은 허용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선 배양된 줄기세포가 `약'으로 규정돼 시술하려면 개별 질병에 일일이 효능을 입증해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본이나 중국에선 의사가 판단해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시술개념으로 분류된다. 적법한 나라에서만 우리 줄기세포에 대한 시술이 이뤄진다. 최근 일본에서 우리 줄기세포와 관련된 부정적 보도가 나오고 난 다음 일본 보건당국이 줄기세포 시술병원에 왔다갔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용된 국가에 가서라도 (줄기세포 시술을) 하겠다는 급한 환자들이 있는데 이를 또 외면할 수 있나.

―미국은 배양된 줄기세포 시술을 금지한다는데.

▶미국의 경우 연방법으로는 허가받지 않은 줄기세포 시술을 금지하지만 텍사스주법으로는 의사가 시술할 수 있다. 연방법과 주법이 충돌하는 것인데 텍사스 주지사는 시술을 허용하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독일은 줄기세포치료제를 약으로 규정했지만 정해진 병원에서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시술이 가능하다. 국가마다 제도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배양된 줄기세포의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으니 통상적인 의약품 승인절차를 따르라는 것이 보건당국의 입장이다. 진짜 안전한가.

▶성체줄기세포는 골수에서 추출하든, 제대혈에서 추출하든, 지방에서 추출하든 중간엽줄기세포(MSC)라는 동일한 줄기세포다. 이미 줄기세포치료제 허가가 몇 건 났다. 안전하지 않으면 허가가 났을 리 없다. 똑같이 배양한 줄기세포인데 알앤엘바이오 줄기세포만 위험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배양한 줄기세포는 몸에서 추출한 줄기세포와 환경적으로 다르지만 유전적으로는 동일하다. 추출한 것이나 배양한 것이나 똑같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도 줄기세포를 추출해서 배양하지 않고 그냥 의사가 주입하는 것은 합법이다.

―줄기세포가 안전하다는 객관적 근거가 없지 않나.

▶성체줄기세포의 경우 암이 발생하지 않고 안전한 것으로 보고된다.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와 관련된 정식 논문만 전세계적으로 1년에 500편이 나온다. 우리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임상시험을 하는데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면 임상시험이 계속 진행됐겠나. 또 우리 줄기세포로 시술한 것이 2만8000회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이뤄지는 줄기세포 시술은 의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처벌을 받은 사례도 없다.

―여러 질병을 가리지 않고 시술하는 것으로 안다. 효능은 있었나.

▶신경질환, 심혈관계질환, 자가면역질환, 암 등 여러 질병에 사용된다. 지난해 초에는 우리 줄기세포 시술을 받은 1000여명의 표준집단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통계를 내보니 10명 중 7~8명은 치료효과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 자료는 공식적으로 보건당국에도 제출했다. 우리 줄기세포치료제로 난치병을 극복한 사례도 수없이 많다.

―`간증식' 연구발표가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검증에 객관성이 부족해 보인다.

▶시술은 임상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임상결과를 파악할 순 없다. 그래서 임상시험이나 연구논문을 통해 줄기세포가 세포재생 효과가 있고 난치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증명해가고 있다. 현재 우리가 진행하는 상업임상시험이 6건, 연구자임상이 7건이다. 특히 버거씨병, 퇴행성관절염, 척추손상 등은 임상시험 결과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연구논문을 통해 줄기세포는 세포재생 효과가 있고 이를 통해 난치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증명해가고 있다. 면역세포조절 기능에 대해서도 효과를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줄기세포 투여 방식에 대해서도 학계에서 의문을 제기한다.

▶줄기세포치료제 시술은 아픈 부위에 직접 주사하는 국소주사, 혈관에 주사하는 정맥주사 등의 방법이 사용된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의학자가 줄기세포를 정맥에 넣으면 폐에서 걸러져서 환부까지 안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주장이 다 깨지고 있다. 요즘은 과학기술이 발달해 줄기세포에 염색을 하면 줄기세포가 어디로 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뇌질환환자에게 정맥주사를 통해 줄기세포를 투여했는데 2억개 중 1400만개, 즉 7%가 정확히 환부로 갔다는 것을 서울대 의대 뇌연구원과 공동으로 확인했고 논문으로도 발표했다. 줄기세포가 재생이 필요한 부분으로 이동해 세포를 재생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난치병 환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서 돈벌이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난치병환자들이 치료방법이 없으면 마지막 방법으로 줄기세포치료제를 찾는 것은 맞다. 하지만 환자나 환자가족들이 줄기세포치료제를 만병통치약으로 착각해서 수백만 원을 의미 없이 쓴다는 것이 말이 되나? 환자들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그런 주장은 환자를 무시하는 생각이다.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정보는 모두 오픈돼 있다. 대부분 꼼꼼히 줄기세포치료제를 알아보고 시술을 받는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인사들도 우리 줄기세포치료제 시술을 받는다. 그들이 바보인가?

―값이 지나치게 비싼 것 아닌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하느라 매년 수백억 원의 적자가 나는 상황이다. 비싸게 판다면 왜 적자가 나겠나. 우리는 줄기세포를 1억개까지 배양하고 500만원을 받는다. 다른 회사는 줄기세포 1000만개에 500만원, 7000만개에 18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안다. 단순 계산하면 알앤엘바이오 줄기세포 가격이 다른 회사의 5분의1~10분의1 정도다. 적자를 보는 상황이지만 환자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생각으로 가격을 저렴하게 받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 100명에게는 무료로 시술도 해줬다.

―성체줄기세포치료제를 의약품이 아니라 시술로 허용해달라고 주장한다. 과학적 검증을 더 거쳐야할 부분이 많은데 무분별하게 시술이 이뤄질 수 있지 않나.

▶난치병환자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말이다. 벼랑 끝에 선 환자들이 얼마나 많나. 난치병 환자만 100만명이다. 병을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기회를 주는 것이 맞지 않나. 모든 병에는 적절한 치료타이밍이 있는데 이를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둑이 조금 샐 때 막으면 금방 막지만 둑이 무너지면 대책이 없는 것과 같다. 적절한 시기에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선택권을 주자는 것이다.

―학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임상시험을 통과하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면 되는 것 아닌가.

▶줄기세포치료제를 모든 적응증에 인정받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수백 번 해야 할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많이 걸리겠나. 환자들이 새로운 시도도 못해보고 죽는 경우가 비일비재할 것이다. 파킨슨병 줄기세포치료제가 5년 뒤 허가가 났다고 치자. 다른 치료방법이 없는 환자가 3년 뒤에 죽는다면 그 다음에 신약이 나온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그럼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무작정 허용하자는 게 아니다. 의사들의 책임 하에 중증질환자나 난치병환자 등을 대상으로 시술하면 된다. 시술 결정은 대형병원의 IRB(임상시험심사위원회) 같은 데서 의사들이 모여서 하면 될 것이다. 의사 책임 하에 성장호르몬을 성인들이 맞기도 하는데 줄기세포도 같은 개념으로 보자는 의미다.

―의사들이 줄기세포 시술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있을까.

▶의사들에게 자료를 제공하고 의견을 교환하면 해결될 문제다. 의사가 판단할 근거를 찾지 못하면 시술을 안하면 된다. 정부는 배양이 정해진 조건 아래서 제대로 이뤄지는지 감시만 하면 된다.

―제한적으로라도 줄기세포 시술을 허용하면 알앤엘바이오에만 이익이 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줄기세포회사들도 우리와 동일한 기회가 생길 텐데 우리만 특혜라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 줄기세포기업들이 영업에서 고전하는데 동등하게 새로운 기회도 생기면 좋은 것 아닌가. 또 줄기세포치료제 시술이 허용될 경우 우리가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줄기세포 기술이 수출되는 일이 수월할 것이다. 외국인환자도 우리나라로 올 것이다. 외국인환자 10만명이 한국에 와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면 매출이 3조원이다. 일자리가 어마어마하게 생길 것이다. 제도권에 들어오니까 시술에 대한 결과를 정확히 확인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줄기세포기술원장 약력

△1963년 충북 청원 △청주 신흥고, 서울대 수의학과 졸, 제주대 수의학박사 △알앤엘바이오 회장(현) △서울대 수의과대 겸임교수 △베데스다병원 이사장 △사회복지법인 베데스타생명재단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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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증권부장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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