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증권사는 지는 해"… 애플證 자진청산

[단독]"증권사는 지는 해"… 애플證 자진청산

임상연 기자
2013.03.15 11:05

(상보)적자지속에 매각도 불발… 업계 구조조정 본격화 전망

"증권업은 금융산업 중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시장입니다. 과거에는 시황이 좋아지면 수수료 수익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치킨게임 양상이 벌어질 정도예요. 자본력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 기업공개 및 회사채 시장 침체 등으로 증권업계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애플투자증권이 설립 5년 만에 자진 청산을 추진한다. 증시침체로 적자경영 상태가 지속되고 매각작업도 여의치 않자 회사를 접기로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애플투자증권의 자진 청산이 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매각이나 청산하는 사례가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적자수렁' 빠진 애플證 매각 불발되자 청산=15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애플투자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개최하고 금융투자업 폐지안을 결의했다. 오는 4월 1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금융투자업 폐지안이 통과되면 라이선스 반납 등 청산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증권사가 자진 청산하는 것은 2004년 모아증권중개 이후 9년여 만에 처음이다. 외환위기 이후 경영악화로 청산된 증권사는 2003년 건설증권, 2004년 모아증권중개 단 두 곳뿐이다.

애플투자증권이 자진 청산에 나선 것은 증권업황 악화로 회사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애플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6월 설립된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출범 직후 터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업황이 급격히 침체된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애플투자증권은 자본금은 151억원, 자기자본은 101억원으로 일부 자본잠식 상태다. 또 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5년 연속 적자가 유력시 된다.

애플투자증권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셀트리온, 케이옥션 등을 대상으로 수차례 증자와 매각작업을 병행해왔다. 지난 2010년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대주주 요건 및 매각가격과 경영문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애플투자증권 관계자는 "정기주총에서 영업폐지안이 통과돼야만 라이선스 반납 등 청산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임직원들도 내부적으로 매각이 안되면 청산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터라 큰 동요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적자가 계속되고 매각작업도 순탄치 않자 청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며 "주총이후 애플투자증권이 라이선스를 반납해야만 공식적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투자증권은 비상장사로 청산될 경우 소액주주들의 피해는 없지만 주주들은 어느 정도 손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애플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코린산업으로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 7.1%를 보유하고 있다. 또셀트리온(207,500원 ▼1,500 -0.72%)7%, 케이옥션 6.6%, 극동유화 5% 등도 주요주주로 있다.

◇레드오션에 치킨게임 양상..구조조정 불가피=전문가들은 증권업계가 업황악화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어 향후에도 애플투자증권처럼 청산이나 매각을 추진하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지난 3분기(2012년 10월~12월) 증권사 전체 순이익은 1131억원을 기록,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누적순이익은 7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급감했다. 실적악화로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지난해 4.5%에서 1.9%로 절반이상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주식 거래대금은 오히려 감소하고, 수수료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증권사들마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부 중소형사는 자기자본 투자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트레이드증권, IM투자증권(구 솔로몬투자증권) 등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중소형 증권사들도 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증권업이 시장침체와 과당경쟁 등으로 과거와 같은 수익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면서 매각조차 여의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황악화로 과거처럼 높은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하는 것이 힘들어진 상태"라며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하거나 특화되지 못한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추가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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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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