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공포? 우린 투자 기회"…파생선물투자 급증

"엔저 공포? 우린 투자 기회"…파생선물투자 급증

심재현 기자
2013.05.10 18:13

[엔저공습] FX마진·엔선물 거래 최대 7배 늘어

엔저를 활용한 파생·선물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100엔선을 돌파하고 원/엔 환율이 100엔당 1100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심리적 마지노선이 깨져 이런 현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엔/달러 FX마진 거래는 지난 3월 3만6499계약으로 지난해 12월(1만3146계약)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엔/달러 FX마진 거래량은 올 들어 지난 1월 1만3754계약, 2월 2만1832계약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엔/유로 FX마진 거래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해 1월 1만계약을 밑돌던 수준에서 올해 2월 6만계약을 넘어서며 7배가량 급증했다. 엔/파운드 FX마진 거래도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선물시장에서도 엔저 관련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엔선물 일평균 거래량은 7760계약으로 전달보다 67.3% 늘었다. 지난해 거래가 가장 많았던 5월 일평균 거래량도 7604계약에 그쳐 3월보다 적었다.

최근 엔화 관련 거래가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에 '무한 유동성 공급' 공약을 내세운 아베 신조 정권이 들어선 뒤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지난해 9월13일 77.483엔으로 저점을 찍은 뒤 지난 9일(현지시간) 100엔을 넘어서며 4년여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77.483엔 수준에서 엔/달러 FX마진 상품을 1계약(증거금 1만달러) 매수했을 경우 최근 100엔대에 매도한다면 2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FX마진 거래는 원/달러, 원/엔 환율 등을 모두 예측해야 하는데다 '지렛대 효과'가 커 손실 위험이 크지만 아베 정부의 엔저 정책 천명과 주요 선진국의 용인으로 방향성이 어느 정도 뚜렷해지면서 위험성이 크게 줄어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일각에선 국내 증시 부진으로 인해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엔화 관련 파생·선물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엔저 충격에 코스피 지수가 1940대로 밀려나는 등 국내 증시는 위축됐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최근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00엔대가 깨지면서 엔저 현상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엔저 관련 파생·선물투자 수요가 더 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FX마진 거래란? 달러와 유로, 달러와 엔 등 타국 통화간 환율 변동에 투자하는 파생상품 거래다. 변동성이 커 손실 위험이 크다. 지난 2009년엔 FX마진 거래계좌의 90%에서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증거금을 올리는 등 규제에 나서면서 FX마진 시장이 잠시 위축됐던 데도 이런 리스크 탓이 컸다.

엔 선물란? 원·엔 환율의 변동위험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약속한 미래의 특정시점에 약속한 가격으로 엔화를 사거나 팔기로 약정하는 선물거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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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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