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원 대상 이메일서 "CJ그룹은 개인의 것 아니라 여러분의 것"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CJ(207,000원 ▼4,000 -1.9%)그룹 이재현 회장(사진)이 3일 그룹 전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은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으니, 임직원들은 흔들리지 말고 일해 달라"는 메시지로 압축된다. 이런 이 회장의 당부는 원고지 6장 분량이 채 안 되는 이메일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 회장은 특히 이메일을 통해 앞으로 그룹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려면 ▷무엇보다 임직원들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당부와 함께 ▷그룹 총수로서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회장은 자신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책임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임직원들에게 두고 두고 갚아야 할 마음의 빚을 졌다고도 밝혔다.
◇"꿈과 일터까지 상처 나선 안된다"
이 회장은 우선 이메일을 통해 검찰 수사로 임직원들이 흔들리지 말 것을 수차례 당부하고 있다. 이는 조만간 이 회장 자신에게 다가올 검찰 소환과 구속 수사를 고려한 듯한 모습이다.
이 회장이 이메일에서 "CJ그룹은 회장인 저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며 "매일 출근을 하고, 회의를 하고, 현장을 누비며 우리 제품과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는 여러분의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회장은 "이번 사태로 여러분이 흔들려서는 안됩니다"며 "여러분의 꿈과 여러분의 일터가 이번 일로 상처 나서는 안됩니다"고 강조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그룹 총수로서 이번 사태를 모두 책임지고 가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밝혔다. 이 회장은 "무엇보다도 절실했던 그룹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취해졌던 각종 조치들 중에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제가 책임을 질 것입니다"며 "그 과정에서 저를 도와 준 임직원들의 과오가 있다면 그 또한 저에게 책임이 있음을 밝힙니다"고 썼다.
그는 "저의 잘못과 부덕의 소치로 인해 임직원과 회사가 더 이상 고통 받고 피해를 겪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고, 임직원들의 과오도 모두 자신 때문에 비롯됐다고 감싸 안는 모습이다.
이 회장이 이메일에서 검찰 수사의 단초가 됐던 원인들에 대해 "그룹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취해졌던 각종 조치들"이라고 밝힌 대목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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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2008년 CJ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시키며 실질적으로 그룹 총수 지위에 걸맞는 지배구조를 확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회사인 CJ㈜ 주식을 50% 이상으로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이전까지 이 회장은 그룹 최대 계열사인 CJ제일제당 지분율이 19%대에 그쳤었다.
◇"임직원 상처와 아픔, 두고 두고 갚겠다"
이 회장은 CJ그룹의 첫 출발에 대한 감회도 내놓았다. 그는 "제가 CJ그룹의 경영자로서 가졌던 첫 행사가 93년 신입사원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그 때 신입사원들의 희망찬 눈빛과 열정을 저는 지금도 기억합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룹 출범 당시 6000여명에 불과했던 임직원도 4만여명으로 늘었습니다"고도 했다. CJ그룹이 힘든 초기시절을 거쳐 지금의 자리로 오른 것에 대한 담담한 소회를 내보인 것이다.
이 회장은 "작은 설탕 공장에서 시작해 한국경제의 주춧돌로 성장해 온 CJ에 대한 애정과 긍지를 영원히 간직해주십시오. 저도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며 이번 사태에 흔들리지 말 것을 재차 당부했다.
그는 "리더인 제가 여러분의 자부심에 상처를 입힌 점, 정말 가슴 깊이 사죄합니다"며 "여러분이 받은 상처와 아픔은 마음 속에 간직하고 두고 두고 갚겠습니다"고 밝혔다. 모든 책임을 자신이 안고 가는 것은 물론 이번 사태로 그룹 임직원들에게 큰 마음의 빚을 졌다고 토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