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 분리 선임·집중투표제 동시 적용 여부 밝혀야"

"감사위원 분리 선임·집중투표제 동시 적용 여부 밝혀야"

정인지 기자
2013.08.19 17:31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경영권이 취약해진다는 학계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감사위원 분리 선임 제도와 집중투표제가 함께 적용되면 주주제안을 통해 사내이사 겸 감사위원을 선임하는 길이 너무 쉽게 열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9일 한국경제법학회 주최로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법개정안의 주요 쟁점과 그 평가'에 참석해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회사의 사내이사 선임 권한이 줄어든다"며 "(경영권을 위해) 사내이사 보호 제도를 만들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의 경우 전체 이사 수의 절반을 사외이사 수로 채워야 한다. 전체 이사가 7명이라면 보통 사내이사 3석, 사외이사 4석을 배정한다.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사내이사는 주로 회사의 내부 인물이 발탁된다. 반면 사외이사는 교수, 변호사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전문가들이 기업 경영활동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 교수는 감사위원 분리 선임 제도와 집중투표제가 함께 적용되면 사내이사도 주주제안으로 선임돼 경영권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감사위원 분리 선임 제도는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반면 집중투표제는 주주들의 의결권을 확대하기 때문이다. 소액주주가 사내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를 주주제안을 통해 신청하면 회사는 이를 막기 힘들다.

감사위원회는 이사회 내에 꾸려지는 위원회의 한 종류로 회사를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역시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의 의무사항이다.

기존에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외 이사를 선임한 뒤 그 안에서 감사위원을 정했지만,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주주총회에서부터 감사위원 겸 사내·외 이사를 따로 분리해 뽑아야 한다. 그런데 감사위원을 분리 선임할 때는 대주주(특수관계자 포함)의 지분이 3%로 제한된다.

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된 채로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면 주주들은 자신이 원하는 이사 후보에 의결권을 몰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단순투표제에서는 이사진을 선임할 때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사용할 수 있다. 정관투표제에서는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복수의 의결권을 갖는다. 즉, 이사 후보가 많아질 수록 주주들은 다수의 의결권을 갖게 되고 특정 후보에 몰아서 사용할 수도 있다.

최 교수는 "두 제도의 동시 적용 여부에 대해 상법 개정안은 명확히 표현하고 있지 않지만 현실화된다면 소액주주는 사내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임하기 쉬워진다"며 "이사회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우는 것도 국제적으로 특이한 상황인데 회사가 사내이사까지 기용할 권한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임 제도는 집행임원 선임제도와도 충돌한다고 비판했다.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회사는 대표이사를 둘 수 없고 집행임원을 선임해야 한다. 그런데 이사회 의장은 집행임원을 겸임할 수 없으므로 '기업 지배권'과 '경영권'을 동시에 갖기 위해 자발적으로 감사위원회를 도입하고 있던 회사들은 아예 감사위원회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자발적으로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했던 107개 상장회사는 상법 개정안이 실시되면 상근감사제도로 돌아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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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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