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개정안 무엇이 문제인가(4) 특별배임죄

감사위원 분리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 등 기업의 자율권을 압박하는 상법 개정안이 오는 9월 국회 상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은 상법 내 특별배임죄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법에서 배임과 관련한 조항은 크게 4가지다. 형법 제 355조 2항의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반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됐다.
여기에 더해 형법 제 356조에는 '업무상 배임행위'가 규정돼 있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제 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강화된 조항이 있다.
상법 제 622조에는 '발기인, 이사, 기타 임원 등의 특별 배임죄'가 규정돼 있으며, 이들이 배임행위를 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 제3조(특정 재산 범죄의 가중처벌)에서는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이득액 5억~50억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가중 처벌하고 있다.
문제는 배임죄의 성립에 대한 판단 기준이 공통적으로 '자신의 임무에 위반하는 행위'라는 것이 전부다. 애매모호한 판단 기준으로 인해 '이어령비어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배임 행위의 고의성을 다지기도 힘들 뿐더러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재판 과정에서 배임죄를 가리는 판단이 일정하지 않고, 무죄율도 높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배임죄를 처음 들여온 독일의 경우 주식법 제3편 제 291조에 결합기업에 대한 규정이 있고, 동법 제 311조(지배회사의 종속 회사에 대한) 영향력 행사의 제한에도 배임죄와 관련돼 규정돼 있다.
이 경우 종속회사가 지배회사에 자금지원을 해 종속회사가 손실을 입었더라도 고의성이 없으면 업무상 배임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의 경우 이런 경우는 경영적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배임으로 처벌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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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프랑스의 경우도 1985년 프랑스 대법원이 판결한 로젠블룸 판결에 따라 자회사 또는 계열사간 상호 지원이 있더라도 기업집단간 발생하는 전체적 이익을 고려해 계열사간 내부거래도 정당한 법률적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간 내부 거래시 특정 기업이 손실을 볼 경우 해당 기업 임원들에 대해 배임으로 문제를 삼고 있지만, 프랑스의 경우 기업집단으로 묶여 있는 경우 기업집단 전체의 이익에 도움이 되고, 이후 자회사와 모회사간 손실보전의 원칙이 기초가 되면 이를 배임으로 처벌하지 않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상법상 특별배임죄 규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상법상 특별배임죄 조항을 개정해 기업인들의 경영적 판단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독일 등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상법 제382조(이사의 선임, 회사와의 관계 및 사외이사) 제2항에 독일주식법 제93조 제1항과 유사하게 경영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하고, 상법상 특별배임죄 제622조 단서에 ‘경영판단의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을 신설해 배임죄 적용에 보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