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아파트 거래 2만901건
10건 중 6건이 '10억 이하'
수급 문제로 '실거주' 목적
월세가격도 올라 수요자극
서울 아파트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된다. 거래가 정체된 고가시장과 달리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월세 수급 불균형이 매매수요를 자극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만90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억원 이하 거래가 59.8%(1만2491건)에 달했다. 거래 10건 중 6건이 10억원 이하 거래인 셈이다. 특히 9억원 이하 거래가 1만869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과거 10억~15억원대에 형성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의 중심이 6억~10억원대 중저가 아파트로 이동한 모습이다. 이는 수요구조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자산증식 목적의 투자수요보다 실거주 목적의 매수수요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10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의 주요 수요층은 30대와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으로 확인된다. 정책대출을 활용해 자금조달을 극대화하고 임차 대신 자가거주를 선택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전월세 매물부족은 '지금 사지 않으면 서울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심리적 요인이 매수전환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0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실거주다. 투자목적 비중이 높은 고가 주택시장이 세금이나 금리, 정책변화 등 거시변수에 영향을 받는 것과 달리 전월세 물량과 입주가능 여부가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변수로 작용한다.
실거주 목적이 강한 만큼 '입주가능 매물'을 선호하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이른바 '세 낀 매물'은 매수 이후 추가 자금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수요자의 선호도가 낮은 반면 즉시 입주가 가능하거나 단기간에 입주가 가능한 매물은 희소성이 높아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아파트뿐 아니라 비아파트 월세공급 역시 충분치 않다는 인식도 중저가 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월세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이들 수요도 아파트 매매수요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10억원 이하 중저가 시장은 실거주 중심 수요가 견고해 정책영향이 제한적"이라며 "현재 서울 중하위 지역에서 나타나는 가격강세는 인접한 경기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