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프로젝트 발표가 예정된 날 반려견 장례를 위해 연차를 사용한 직원의 행동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반려견 장례로 회사 쉰다는 게 맞느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지난 6일 "오늘 중요한 프로젝트 발표 날인데, 입사한 지 5개월 된 막내가 아침 일찍 반려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서 연차를 쓴다고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에 작성자는 오전에 있을 발표 때 역할 분담이 정해져 있으니 오전만 출근했다가 퇴근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막내의 답변은 "안 된다"였다. 작성자는 "몇 번 더 말해도 울면서 '힘들 것 같다'길래 알았다고 전화 끊었다"며 "타부서 도움 받아서 어찌어찌 끝내고 방금 사무실 도착했는데 어이가 없다. 이게 맞냐"고 토로했다.
해당 사연을 두고 온라인 상에선 막내를 이해한다는 측과 상사인 작성자를 옹호하는 측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누리꾼은 "내가 키운 정이 있으면 하루 정도 쉴 수도 있는 거다. 5개월차 신입이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가는 거냐", "반려동물은 누군가한테 가족 같은 존재다", "무단결근도 아니고 누군가한텐 가족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중요한 업무는 하고 오후에 퇴근하면 어떻겠냐고 융통성 있게 대응하는데 뭐가 문제냐", "무작정 연차를 쓰지 말라는 게 아니라 중요한 발표날이라 그것만 해달라는 거 아니냐", "프로젝트로 일하는 사람은 어떻게서든 저런 상황에선 나와야 된다", "프로젝트를 위해 준비한 기간이 있고 각자 맡은 역할이 있을텐데 오전에 출근하는 게 맞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또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매우 유감이지만 사회적 시선으로는 곱지 못한 행실이다", "나도 반려견 키워봐서 무슨 심정인지는 알지만 아직 사회는 그걸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회사에 빠지진 않을 것 같다", "나 같아도 오래 함께 한 반려견이 무지개 다리 건너면 연차쓸 것 같다. 그런데 중요한 프로젝트 발표날이라면 오전만 출근해서 맡은 일은 할 거다. 프로젝트면 많은 사람이 거기 매달려서 준비했을텐데 그걸 엎어버리다니" 등 반려견을 떠나보내는 마음에 공감하면서도 출근은 할 것 같다는 의견도 많았다.
게시글 속 등장하는 막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나도 새벽에 강아지 보내줬는데 회사에 미리 말을 못해서 일단 출근은 했다. 그런데 내 상태를 보고 먼저 집 가라고 해주시더라. 그리고 다음 날까지 휴무를 받았다"고 했다. 또 부하 직원이 반려견 장례로 연차를 냈을 당시 공감이 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자신이 기르던 반려동물이 죽고 나서 그 직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는 어느 상사의 이야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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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5 국내 반려동물 양육비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은 약 29.2%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 '4가구 중 1가구'에서 '3가구 중 1가구'로 확대됐다. 이웃집 3곳 중 1곳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이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일부 가구의 선택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 양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자연스레 자리 잡았고,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 상실감과 우울 증상을 겪는 이른바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을 겪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반려동물 장례에 대한 개인의 정서적 인식과 조직 내 사회적 인식 사이에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온도 차가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