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은 채 화천대유자산관리에 법률 상담을 하고 대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해 법원이 공소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부장판사 김대규)은 11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권 전 대법관에 대해 공소를 기각했다. 공소기각이란 절차상 문제가 있는 등의 경우 사건 자체를 심리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시키는 것이다.
법원은 검찰이 해당 혐의를 수사할 권한이 없는데도 수사를 개시했다고 판단했다. 수사개시권이 있는 뇌물죄와 관련이 있는 범죄라서 수사가 가능하다는 검찰 쪽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대규 부장판사는 "변호사법 위반 사건은 검찰청법에서 정한 수사개시권에 인정되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서 검사의 수사개시권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검사가 인지한 경우여야 한다"며 "이 사건은 검사가 인지한 경우가 아니라 당초 고발장에 포함된 내용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은 2021년 9월 권 전 대법관에 대한 사후수뢰죄·공직자윤리법 위반·변호사법 위반 혐의 고발장을 접수받고 두 차례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를 개시한 바 있다.
재판부는 또 경찰이 사건을 검찰로 재이송한 데 대해서도 "다른 대장동 사건들과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필요적 이송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의 취지를 고려할 때 우회적으로 검사의 수사개시권 규정을 침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 전 대법관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등록하지 않은 채 화천대유의 행정·민사소송과 관련한 법률 사무를 수행한 혐의를 받는다. 권 전 대법관은 고문료 등으로 월 1500만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협에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은 사람이 법률대리 행위나 법률상담을 하고 대가를 받으면 처벌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