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전문가 "AI 속도전 시대, 빠른 투자결정 의미"

지방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전문가 "AI 속도전 시대, 빠른 투자결정 의미"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6.2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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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6.29. suncho21@newsis.com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6.29. [email protected]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과 정부의 2000조원 투자계획에 대해 "맞는 방향"이라고 동의하면서도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봤다.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강력한 인센티브나 확실한 전력수급 대책 없이는 지방 반도체 산단의 현실화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은 29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반도체 산업 특성상 이익의 상당 부분을 재투자해야 하고 가능한 빨리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 정부의 발표는 돈 쓸 계획을 빨리 발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서남권에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4기 건설을 포함한 주요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충청권에는 패키징, 영남에는 소재·부품·장비 거점을 조성해 한반도 남부 2곳과 중부를 삼각형으로 잇는 반도체 밸트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로 유례없는 반도체 초호황기를 맞으면서 기업과 정부는 막대한 이익과 초과세수를 얻었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AI 분야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재투자 필요성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권 원장은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는 점에서 속도전이 필요하다"며 "반도체는 우리의 가장 경쟁력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빠른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가프로젝트의 핵심은 지역균형발전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산단, AI로봇, AI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을 통해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방안이다.

권 원장은 "지역균형발전은 단순히 지방 소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토를 더 잘 활용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라며 "지금까지는 인프라 등 요인으로 인해 수도권에 산업이 밀집된 측면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지역 경쟁력을 높여서 산업을 지방으로 확장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지방 산단 조성으로 인한 기존 수도권 산단과의 시너지 저하 문제를 지적하지만 권 원장은 "우리나라 정도 크기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지리적 격차는 큰 장애요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단지인 신주와 가오슝 간 거리는 230km로 용인과 광주 거리 정도"라며 "수도권 단일 거점만으로는 폭발하는 반도체 수요 대응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규모 투자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한 과제도 상당하다. 반도체 공장에 필수적인 대규모 전력과 풍부한 용수가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정주여건, 교육 등의 인프라 조성도 필요하다.

정부는 호남 반도체 산단의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하고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가용 전원을 모두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현 상태로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주로 낮에만 생산되는데 산단 입장에서는 24시간 공장을 돌릴만한 전기가 필요하다는 게 핵심"이라며 "호남의 한빛 원전은 40년 설계수명 만료로 가동이 정지된 상태고 곧 수명이 만료되는 것들도 있어서 원전의 계속운전 결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계획의 현실화를 위한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과 규제완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 원장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규제완화나 지방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하고 종합적인 투자계획을 길고 일관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힘도 있어야 한다"며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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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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