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병목 해소 새 제도 승인… ESS 수요 동반 확대 가능성
현지 생산망 갖춘 LG엔솔·SK온·삼성SDI, 경쟁력 부각

국내 배터리3사의 북미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확산의 최대 걸림돌이던 전력망 접속문제가 해결되면서 ESS 수요가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미에 생산거점을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는 공급경쟁력을 앞세워 시장공략을 본격화한다.
2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최근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수요처의 전력망 접속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새 제도를 승인했다. 현재 수년이 걸리는 전력공급 요청처리 기간을 약 90일로 단축하는 절차를 마련한 것이 핵심이다. AI 초대형 사업자인 하이퍼스케일러는 계통절차가 단축되는 대신 전력망 혼잡시 자체 발전설비나 ESS 등을 활용해 전력수요를 조절하는 등 계통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북미 생산망을 구축한 국내 배터리3사의 사업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AI데이터센터는 전력망이 혼잡한 시간에도 서버를 멈출 수 없어 저장전력을 활용하는 ESS 구축이 필수다. 빅테크(대형 IT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운영 안정성을 유지하고 계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ESS 구축을 확대할 수밖에 없어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생산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현재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과 캐나다 온타리오주 넥스트스타에너지 공장에서 ESS를 생산하고 미시간주 랜싱 공장과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 테네시주 GM(제너럴모터스) 합작공장도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미시간 공장에서 ESS용 LFP(리튬·인산·철)배터리 생산을 시작하며 북미 최초로 대규모 양산에 들어갔다. 테라젠과 델타, 테슬라, 한화큐셀 등에 이어 올해는 미국 DTE에너지와도 공급계약을 했다. 이 제품은 오라클의 AI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등에 적용된다.
SK온도 미국 내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북미 ESS시장 공략의지를 다진다. △이미 미국에 운영 중인 조지아주 단독공장 SK배터리아메리카 1·2공장 △올해 가동 예정인 HSBMA 공장 △2028년 예정인 테네시 단독공장 총 4개 공장을 통해 약 10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생산능력을 구축한다. 최근 SK온은 미국청정전력협회(ACP)가 주관한 '클린파워 2026'에서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차세대 ESS 제품을 공개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구축한 북미 사업기반을 산업용·전력망용 ESS로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의 인디애나주 공장 생산라인 일부를 지난해 4분기부터 삼원계(NCA) 기반 ESS 배터리용으로 전환해 가동 중이다. LFP 기반의 ESS는 올해 4분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올해에만 2건의 수주성과도 이어졌다. 1월에는 3조원대 ESS용 LFP배터리 공급계약을 했다. 해당 고객사는 테슬라로 추정된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에너지 전문업체와 1조5000억원 규모 ESS 배터리 공급계약을 해 2029년까지 4년간 NCA배터리와 LFP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에서 제품공개와 고객접점을 확대하며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기업들은 실제 발주가 시작될 경우 대응속도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며 "미국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업체는 신규수요처 확보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