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수출 1000억불' 시대 개막…일본 제치고 글로벌 톱4 넘보는 K수출

'월 수출 1000억불' 시대 개막…일본 제치고 글로벌 톱4 넘보는 K수출

세종=강영훈 기자
2026.07.0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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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70.9% 늘어난 1022억5000만 달러로 독일,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월간 수출 1000억달러를 넘겼다.  같은 기간 수입은 30.1% 증가한 661억 달러에 그쳐 무역수지는 361억5000만 달러 흑자를 내며 처음으로 300억달러대를 돌파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스1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70.9% 늘어난 1022억5000만 달러로 독일,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월간 수출 1000억달러를 넘겼다. 같은 기간 수입은 30.1% 증가한 661억 달러에 그쳐 무역수지는 361억5000만 달러 흑자를 내며 처음으로 300억달러대를 돌파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스1

대한민국 수출이 사상 첫 월 1000억달러 고지를 밟으며 무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반도체라는 주력 산업이 주도하고 신성장 소비재가 뒷받침하면서 오랜 기간 넘지 못했던 일본을 추월해 세계 수출 5위 강국에 안착했다. 사상 첫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 가능성도 청신호가 켜졌다.

1일 산업통상부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6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70.9% 증가한 1022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월 수출 1000억달러 돌파는 독일, 중국,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네 번째다.

상반기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한 4967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입은 16.6% 증가한 3584억달러를 기록하며 상반기 무역수지는 지난해보다 1109억달러 개선된 1383억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역대급 실적에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의 위상 변화도 확실해졌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집계한 올해 1~4월 수출 실적 기준, 한국은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5위로 올라섰다. 수십 년간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한국에 앞섰던 일본을 밀어내고 '수출 5대 강국'에 진입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순위 변동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4위를 기록한 네덜란드의 경우 유럽의 물류 허브로서 타국 제품을 들여와 다시 파는 '재수출(단순 중계무역)' 비중이 약 40%에 달한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네덜란드는 수입의 40% 가까이를 바로 수출하기 때문에 전체 수출이라는 맥락이 조금 다르다"며 "네덜란드를 제외하고 보면 사실상 4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순수 국내 제조업 기반의 자생적 수출 경쟁력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은 미국, 중국, 독일에 이은 세계 4위의 무역 강국으로 발돋움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상 변화를 구조적인 경쟁력 역전의 결과로 분석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제조업 강국이었던 일본이 반도체 등 핵심 부문에서 주도권을 놓친 반면, 한국은 반도체 호황기를 선점하며 극명한 희비가 갈렸다"며 "현재의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는 한 일본에 우위를 점하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수출 호조가 고환율에 기댄 일시적 효과가 아니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우리 기업의 주요 수출 품목이 대부분 달러 베이스로 결제되고 있어 환율 변동이 수출 물량 자체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

강 실장도 "환율로 인해 수출이 증가했다기보다는, 내연차에서 전기·친환경차 수출로의 전환 등 우리 제품의 본원적 경쟁력이 작용한 결과"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라는 전 세계적인 흐름을 선점한 우리 산업의 '질적 고도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는 6월 한 달간 전년 대비 199.5% 증가한 448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첫 400억달러 선을 넘어섰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메모리 단가 상승을 이끌었다. AI 관련 수출 호조는 반도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데이터센터 확충에 필수적인 전력 인프라 수요가 늘면서, 알루미늄·구리 등 비철금속 수출 역시 역대 6월 중 최대치(1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품목의 6월 수출도 전년 대비 28% 증가했고, 컴퓨터를 제외하더라도 19%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의 관세 장벽과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 속에서도 자동차, 일반 기계, 철강이 일제히 전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K뷰티와 K푸드 열풍을 업은 화장품(42.5%), 농수산식품(16.8%) 등 소비재 수출의 가파른 성장은 수출 생태계의 체질 개선을 보여준다.

이 교수는 "전체적인 수출의 힘은 반도체에서 나오고 있지만, K콘텐츠 확산과 맞물린 소비재의 선전은 중소기업 수출 측면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특정 품목 쏠림에서 벗어나 다변화된 산업군의 수출증가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면서 6월 무역수지는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 흑자(361억5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단가 상승세가 견고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중동 지역 정세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경우 전후 재건 사업에 따른 건설 기계, 전력 설비, 자동차 수출의 추가적인 수요 회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강 실장은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 1조달러 달성 가능성은 지난 5월 발표 때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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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훈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강영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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