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 사건 수사가 진행되던 중 경찰 간부인 장씨 아버지가 경찰 동료들 도움을 받아 사건 핵심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들에 대한 처벌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버지는 친족 특례 조항에 따라 처벌을 면할 가능성이 높지만 증거 인멸 의혹에 연루된 다른 경찰들은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이날 오전부터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의 장씨 사건 증거인멸 의혹과 장씨 부친과의 유착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광산경찰서 형사과·여성청소년 범죄수사과 사무실, 당시 수사팀장 A경감의 자책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와 별개로 '광주 광산경찰서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팀'(특별수사팀)은 이날 광산서 수사팀장 박모 경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사팀 관계자들은 장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뒤 원룸 주소와 출입 비밀번호를 장씨 부친에게 넘겨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가 있다.
부실 수사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장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흉기에 목·가슴 부위가 심하게 훼손된 리얼돌을 발견하고도 압수물로 확보하지 않고 압수물 목록에도 올리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장씨가 성범죄 목적의 범행을 연습하기 위해 리얼돌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범행에 사용된 차량을 압수수색하고도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확보하지 않고 차량 내에서 발견된 케이블 타이를 증거로 확보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만약 현직 경찰 신분으로 장씨 사건 증거인멸에 개입하고 장씨 아버지에게 각종 수사 상황을 전해 그가 증거인멸을 할 수 있게 도운 사실이 입증된다면 형사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형사사건 변호사들은 수사팀 경찰들에게 △공무상비밀누설죄(2년 이하 징역·금고) △증거인멸죄(5년 이하 징역) △허위공문서 작성죄(7년 이하 징역) 등이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신영 법무법인 LKB평산 파트너 변호사는 "공무상비밀누설죄·증거인멸죄·허위공문서 작성죄의 실체적 경합으로 처단형 상한이 10년 6개월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직 경찰 간부인 장씨의 아버지도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형법 제155조 제4항은 '친족, 호주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해 본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하지만 장 경감이 범행 과정에서 다른 경찰들이 자신을 돕도록 교사했단 점이 발견 및 입증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으로 처벌될 여지가 있다. 이와 별개로 경찰 차원의 자체 징계는 얼마든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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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 아버지는 본인이 직접 아들의 핵심 범행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건 발생 3일 뒤인 5월8일 아들의 자취방을 정리하며 리얼돌을 여러 조각으로 해체해 버리고, 구형 휴대폰 등 소지품도 불에 태워 없앤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장씨는 지난 5월5일 광주 광산구의 한 고등학교 앞 인도에서 귀가하던 여고생 이채원양(17)을 자신의 차량으로 끌고 가려다 흉기로 살해하고 이를 제지하려던 남고생을 다치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장씨에게 일반 살인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강간살인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