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사이드] 전수협 비에이파트너스 전무(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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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업 발굴은 VC(벤처캐피탈)의 영역이지만, 회수 전략에는 PE(사모펀드)의 시각도 필요합니다."
비에이파트너스의 창립 멤버인 전수협 전무(파트너)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회사를 "PE DNA를 품은 딥테크 VC"라고 정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일찌감치 베팅하되 투자하는 순간부터 향후 M&A(인수합병) 등 다양한 회수 가능성까지 함께 본다는 설명이다.
비에이파트너스는 제조업·딥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극초기 투자에 강점을 둔 벤처캐피탈(VC)이다. 2017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110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이 중 65개사는 시드부터 프리A 단계에서 첫 기관투자자 또는 첫 VC 투자자로 참여했다. 첫 투자 시 기업가치가 300억원을 넘는 사례가 전무할 정도로 극초기 기업 발굴에 집중한다.
제조업·딥테크가 전체 포트폴리오를 지탱하는 '코어'라면 전 전무는 K푸드·K뷰티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소비재를 '위성'으로 추가하고 있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과 브랜드 확장성을 갖춘 소비재 기업은 잠재적 인수자를 찾기 상대적으로 용이해 M&A를 통한 회수 전략을 구사하기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전략에는 전 전무의 PE 경험이 녹아 있다. 그는 글로벌 전략컨설팅사 올리버와이만을 시작으로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치며 중소형 M&A 딜을 주도했다. 비에이파트너스 합류 직전에는 독립계 사모펀드 운용사 노틱스에쿼티파트너스를 공동 설립했다.

PE 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전 전무가 VC로 방향을 튼 것은 PE식 투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다.
전 전무는 "딜 규모가 커질수록 딜 소싱이 인맥과 네트워크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 구조 역시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이나 우선주 등에 계약적 안전장치를 두면서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와는 점차 멀어진다는 고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민이 깊어지던 중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리스트인 이종승 비에이파트너스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VC 업계에서 30년 넘게 제조업과 소부장 기업에 투자해 온 인물이다. 연세대와 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와 경영학을 전공하고 PE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전 전무의 이력은 정반대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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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무는 "서로 다른 경험이 오히려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2017년 이 대표와 손잡고 비에이파트너스 공동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VC로 무대를 옮겼지만 PE에서 쌓은 경험을 버린 것은 아니다. 기업을 발굴할 때부터 향후 M&A를 통한 회수 가능성이 있는지도 함께 고려한다. 이 같은 PE 경력을 살린 대표적인 회수 성공 사례가 바로 K뷰티 기업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이다.
전 전무는 크레이버코퍼레이션에 총 83억원을 투자한 뒤 2024년 12월 보유 구주 일부를 구다이글로벌에 매각해 총 323억원을 회수했다. 투자 집행 후 약 1년 만에 3.9배의 회수 멀티플을 기록했으며, 투자금 회수 속도까지 반영한 IRR(내부수익률)은 224%에 달했다. 비에이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회수 사례 중 IRR 기준 가장 높은 성과다. 향후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지분 약 1%는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추가 회수도 기대하고 있다.
IPO를 통한 회수 실적도 있다. 전 전무가 발굴한 AI 데이터 기업 크라우드웍스(1,219원 ▼281 -18.73%)는 2023년 코스닥 상장을 통해 4.4배의 회수 멀티플과 50%의 IRR을 기록했다.
현재 전 전무가 주목하는 포트폴리오사는 그릭요거트 브랜드 '그릭데이' 운영사 스위트바이오다. 회사는 현재 스위트바이오 지분 약 2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스위트바이오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넓히며 지난해 매출 253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 4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홍콩과 대만에서도 꾸덕한 식감의 '한국식 그릭요거트'가 주목받으면서 해외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전무는 "실적이 본격적으로 올라오면 적절한 시점에 PE씩 투자구조를 설계해,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며 "공차의 사례처럼 PE 인수 이후 기업가치가 추가로 높아지면, 남겨둔 지분을 통해 성장에 따른 가치 상승을 한 차례 더 누릴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전 전무의 리더십 아래 비에이파트너스는 크레이버코퍼레이션 M&A를 비롯해 메드팩토(2,785원 ▲45 +1.64%), 서남(2,815원 ▲5 +0.18%), 포바이포(5,240원 ▼10 -0.19%), 크라우드웍스(1,219원 ▼281 -18.73%), 코어라인소프트(2,620원 ▼10 -0.38%), 에스오에스랩(10,140원 ▲40 +0.4%) 등 6개 포트폴리오사의 IPO(기업공개)를 통해서 투자금을 회수했다. 현재까지 투자원금 244억원에 대해 총 964억원을 회수해 약 3.9배의 회수 멀티플을 기록했다. 이 중 817억원을 LP(출자자)에 분배했다. 현재 비에이파트너스의 AUM(운용자산)은 약 1650억원이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8호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추진한다. 시드·프리A 단계의 초기기업과 딥테크 기술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해 온 기존 '코어'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내년 설립 10주년을 앞두고 전 전무가 다음 10년을 준비하며 공을 들이는 핵심 과제는 젊은 심사역의 성장이다. 현재 투자 인력은 이 대표와 전 전무를 포함해 6명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최근 합류한 투자 심사역의 근속기간도 5년에 달할 만큼 인력 변동이 적다. 장기간 함께 투자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젊은 심사역들에게 초기 투자를 직접 발굴하고 주도할 기회를 더욱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전 전무는 "향후 10년은 PE DNA를 살려 회수 전략에 몰두할 것"이라며 "비에이파트너스만의 투자와 회수 전략을 고도화해 펀드 경쟁력을 높이고, 출자자들에게 성과로 증명하는 운용사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