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아파트 옆집에서 피운 담배 냄새가 집 안까지 들어와 고통받는다면 이웃에게 금연을 요구할 수 있을까. 이웃이 자신의 집에서 피우는 담배까지 법으로 피우지 못하도록 금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담배 연기가 반복적으로 이웃집에 유입돼 일상생활에 피해를 준다면 경우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은 입주자 등이 발코니·화장실 등 세대 내에서 흡연해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간접흡연 피해를 입은 입주자는 관리주체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흡연을 중단하도록 권고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관리주체는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고 흡연자는 관리주체의 권고에 협조해야 한다.
아파트 옆집에 사는 이웃이 생활을 방해할 수 있을 만한 흡연 등으로 피해를 주는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법원은 흡연자의 행동이 사회통념상 이웃이 참아야 할 정도를 넘어섰는지를 의미하는 '수인한도'를 기준으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을 하게 된다.
실제 법원에서는 공동주택에서 장기간 반복된 흡연으로 담배 냄새가 이웃 세대에 유입된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약 15개월 동안 지속된 흡연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사건에서 흡연으로 인한 생활방해가 수인한도를 넘었다고 보고 위자료 150만원을 인정했다. 다만 피해자가 주장한 일실소득이나 이사비용 등 재산상 손해와 흡연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았다.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간접흡연 피해에 대한 위자료 액수는 흡연 기간과 정도, 피해자 세대의 구성원(임산부, 영·유아 동거 여부), 중단 요청 경위와 가해자의 태도, 실제 건강 피해 발생 여부 등을 고려해 재판부가 재량으로 정한다. 유사 사례들을 보면 흡연 기간과 피해 정도에 따라 세대당 100만원에서 200만원 수준의 위자료가 인정돼 왔다.
하지만 손해배상 청구가 무조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흡연자의 실내 흡연 사실이나 담배 연기가 해당 세대에서 유입됐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해 손해배상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도 있다. 공동주택의 배관이나 환기 구조상 특정 세대의 흡연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거나 그 정도가 과도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는 손해배상이 인정되지 않는다.
간접 흡연 피해가 발생했다면 먼저 날짜와 시간, 냄새의 정도와 유입 경로 등을 기록하고 먼저 관리사무소에 공식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 좋다. 관리사무소를 통해 흡연 중단을 요청했는데도 불구하고 반복적인 피해가 이어진다면 영상이나 사진 또는 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