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심까지 은행 손 들어준 홍콩 ELS…6000억 과징금 더 낮추나

단독 2심까지 은행 손 들어준 홍콩 ELS…6000억 과징금 더 낮추나

김미루 기자
2026.09.0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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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ELS 사태 일지. /그래픽=임종철 기자
홍콩H지수ELS 사태 일지. /그래픽=임종철 기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를 둘러싼 법적 공방에서 NH농협은행이 투자자를 상대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은행에 유리한 법원 판단이 이어지면서 약 6000억원으로 낮아진 은행권 과징금이 금융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 감경될지 주목된다.

7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창원지법 제2-1민사부(부장판사 김주미)는 지난달 13일 홍콩 H지수 ELS 투자자 A씨가 농협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지난해 10월30일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은행 손을 들어준 셈이다.

1심을 넘어 2심에서도 은행 승소 판결이 나온 점은 홍콩 ELS 제재 수위를 검토 중인 금융위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과 행정제재는 별개지만 설명의무 이행 여부와 투자자의 상품 이해 정도 등 기초 사실관계와 법 적용이 상당 부분 맞닿아 있어서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항소심 판단까지 나온 상황을 제재와 완전히 분리해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은행권 과징금 약 1조4000억원의 제재안을 금융위에 넘겼다. 금융위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법리 보완을 요구하며 되돌려 보냈고 금감원은 위반 동기 등을 조정해 지난 6월 과징금을 약 6000억원으로 낮췄다. 금융위는 금소법 시행 초기 계도기간과 은행들의 자율배상을 비롯해 사후 수습 노력까지 추가로 반영할지 등을 검토해 최종 제재 수위를 확정할 계획이다.

A씨는 2021년 2월과 3월 농협은행에서 홍콩 H지수가 포함된 ELS 특정금전신탁 2건에 총 1억2300만원을 투자했다. 첫 상품은 코스피200·S&P500·홍콩 H지수, 두 번째 상품은 S&P500·홍콩 H지수·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했다. 만기 때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최초 기준가격의 65%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의 35~100%를 잃는 구조였다.

홍콩 H지수가 급락하면서 A씨는 1억2300만원 중 약 6640만원을 잃었다. 그는 농협은행이 상품 내용과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고 가입 관련 서류도 직접 작성·교부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항소심에서는 은행 자율배상 기준의 산정 항목을 자신의 사례에 적용해 농협은행의 책임비율을 70%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농협은행이 A씨에게 상품 내용과 투자 위험 등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금융기관에서 20년 이상 근무하고 금융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데다 유사한 ELS에 반복 투자해 상품 구조와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봤다.

은행 중에서 농협은행만 승소 판결을 받은 것은 아니다. 서울중앙지법 제22민사부는 지난 1월 홍콩 ELS 투자자가 KB국민은행을 상대로 낸 1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진행 중인 재판도 여럿 남아있다. 서울중앙지법 제17민사부에서는 투자자 15명이 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 등을 상대로 낸 약 36억원 규모 소송과 투자자 19명이 국민·신한·농협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약 19억원 규모 소송이 진행 중이다.

금융위는 민사판결 외에도 자율배상과 제재 간 균형을 살펴보고 있다. 은행권이 이미 약 1조4000억원을 자율배상한 점을 과징금에 얼마나 반영할지, 수천억원대 금전제재와 기관제재를 어느 수준으로 조합할지도 주요 검토 대상이다. 이르면 이달 말로 예상되는 정례회의에서 이를 종합적으로 반영할 경우 과징금이 6000억원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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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금융부 김미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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