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위고비" 거짓 들켜도 남는 장사…벌금 '몇백' 내고 '수십억' 챙긴다

"먹는 위고비" 거짓 들켜도 남는 장사…벌금 '몇백' 내고 '수십억' 챙긴다

박미주 기자, 정기종 기자
2026.10.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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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과장광고 '먹튀' 키운 솜방망이 처벌 (上)

[편집자주]  최근 온라인상에서 '가짜 먹는 비만약', '기미가 떼어지는 패치' 등 허위광고가 기승을 부린다. 실제 일반식품·건강기능식품·화장품·의료기기 부당광고는 지난해 2만4000여건 이상으로 3년 새 약 40% 급증했다. 과장 광고를 통한 '한탕 이익' 대비 약한 처벌이 부당광고 '먹튀'를 키운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에 본지는 부당광고 실태를 조명하고 제도 개선 방향을 짚어봤다.

[단독]"이미 수백억 벌었다" 전과자 돼도 이득?...'숏폼' 부당광고 판친다

화장품 허위·과장광고로 판단되는 영상 모습/사진= 온라인 숏폼 캡처
화장품 허위·과장광고로 판단되는 영상 모습/사진= 온라인 숏폼 캡처

'먹는 위고비', '기미가 떼어지는 화장품', '바르면 쥐젖이 제거되는 크림'.

인터넷에서 자주 보이던 이 문구들은 모두 허위광고에 해당한다. 최근 이 같은 허위광고가 온라인상에서 '숏폼'(짧은 영상) 등을 통해 난립하면서 정부의 부당광고 단속이 급증했다. 지난해 일반식품·건강기능식품·화장품·의료기기의 부당광고 적발 건수는 3년 전보다 40% 가까이 늘었다. 반면 부당이익 환수는 거의 없다. 식품 부당광고 6만여건 중 부당이익 환수를 위한 과징금 처벌 사례는 단 2건에 불과했다.

식품 부당광고 매출에 대한 과징금 부당이득환수 실적/그래픽=김다나
식품 부당광고 매출에 대한 과징금 부당이득환수 실적/그래픽=김다나

◆ 부당광고, 3년 새 약 40% 증가…부당이득 환수 위한 과징금은 거의 없어

15일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식품·건강기능식품·화장품·의료기기의 부당광고 적발 건수는 지난해 2만4254건으로 3년 전인 1만7704건 대비 37.0% 증가했다.

부당광고가 가장 많은 분야는 일반식품이다. 지난해 적발 건수가 1만4254건으로 3년 전보다 61.7% 증가했다. 의료기기는 4550건의 부당광고 사례가 적발됐는데, 3년 전보다 92.1%나 증가한 수치다. 건강기능식품을 제외하고 화장품, 의료기기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부당광고 적발 횟수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적발해도 부당광고를 통한 이익의 환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일반식품의 경우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온라인 부당광고로 적발된 건수는 5만9891건에 달하지만 이 중 부당이득 환수를 위해 과징금을 부과한 건 단 2건, 금액은 2억1348만원뿐이었다.

허위·과장광고를 통한 판매액은 수십억~수백억원에 이르기도 한다. 지난 7월 식약처가 '먹는 위고비'라며 식품을 다이어트 의약품인 것처럼 판매한 식품 광고를 점검한 결과 26곳이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 이들이 판매한 제품은 약 60만개로 판매금액은 11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부당이득에 대한 회수가 극히 미미하게 이뤄지는 게 현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부당광고 적발 현황/그래픽=이지혜
식품의약품안전처 부당광고 적발 현황/그래픽=이지혜

◆ 운영자 추적하고 부당이득 환수 등 사후 처벌 강화해야

서 의원은 "부당광고는 해마다 늘고 있는데, 부당하게 번 판매액을 환수한 것은 6만건 가까운 적발 가운데 2건뿐"이라며 "이러면 적발돼도 팔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제 운영자를 추적하고 반복 위반 이력을 관리할 방안과 함께 환수 과징금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빠른 규제 개선과 처벌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지영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새로운 유형의 매체에 맞춰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과대광고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며 "매체 특성과 내용에 맞춰 규제 틀을 완전히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국가들 중 '집단소송제'가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며 "사후적 측면에서 처벌을 강화해 불법 행위를 했을 때 '망한다'는 확실한 시그널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뒤따라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식품광고위생법률연구소 대표 김태민 변호사는 "릴스나 숏폼에 나오는 광고 90% 이상은 다 과대광고라 보면 된다"며 "과대광고 적발도 어렵고, 적발하더라도 벌금 몇 백만원 내면 재판 2년을 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판매업자는 그동안 수억원,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을 수 있으니 전과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부당이득환수제가 필요하고, 주식으로 장난치는 사람은 '패가망신' 시키겠다고 공언하는 것처럼 과대광고에도 식약처 외 경찰과 모든 부처가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단독]"이명 낫는다" 부당광고로 192억 벌어도...'게시물 차단' 요청만

온라인에서 부당광고로 적발되거나 행정처분을 받고도 다시 과장광고에 나선 업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3년6개월 동안 화장품 부당광고로 2회 이상 적발된 업체가 114곳에 달하고 일반식품 분야에서는 3차 행정처분 사례까지 나오면서 현행 제재가 반복 위반을 막는 데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화장품 2회 이상 적발업체 114곳…일반식품은 3차 행정처분도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화장품 부당광고로 2회 이상 적발된 업체는 114곳이다. 이들 업체의 주요 위반 내용은 화장품을 의약품처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였다.

일반식품에서도 반복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이 이어졌다.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부당광고로 2차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는 21건, 3차 처분은 1건이었다. 2차 처분은 2021년 3건, 2022년 10건, 2023년 2건, 2024년과 지난해 각각 3건으로 집계됐다. 3차 처분 사례는 2021년 발생했다.

다만 화장품 114곳은 2회 이상 '적발된 업체 수'이고 일반식품 21건과 1건은 각각 2차·3차 '행정처분 건수'여서 수치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부당광고 적발이 모두 행정처분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화장품 분야의 가중처분은 동일 업체가 같은 위반행위로 1년 이내 다시 행정처분을 받을 때 적용된다. 식약처가 제출한 자료에는 화장품 반복 적발업체 114곳 가운데 실제 가중처분을 받은 업체 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 '접속 차단'만 요청하며 반복 위반 이어져…부당광고 통한 매출 확인·처분은 제대로 안 돼

반복 위반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온라인 부당광고 적발과 후속 처분이 나뉜 단속 구조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의 상시 점검(모니터링)은 온라인 장터(오픈마켓)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쇼핑몰 등에 게시된 방대한 광고 가운데 위반 게시물을 찾아 접속 차단을 요청하는 데 집중한다. 적발된 모든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점검과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은 아니다.

일반적인 온라인 모니터링에서는 개별 제품의 판매량과 매출액도 일률적으로 조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부당광고를 통해 얼마나 많은 제품이 판매됐고 업체가 어느 정도의 매출을 올렸는지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

식약처 관계자는 "상시 모니터링은 위반 광고를 신속히 차단해 소비자 노출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반복 위반업체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품목 등은 지방자치단체 현장점검 또는 기획점검으로 연계해 판매금액을 확인하고 행정·형사조치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획점검에서는 부당광고와 관련된 상당한 판매 규모가 확인됐다.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이 지난 6월 이석증·이명증 개선 효과를 표방한 부당광고를 점검한 결과 업체 11곳의 관련 매출은 192억원 상당이었다.

식약처는 이 가운데 식품 영업신고 업체 7곳에 대해 관할 지방정부에 행정처분을 요청해 현재까지 4곳을 처분했다. 업체 11곳을 대상으로 수사의뢰·고발한 사건 중 3건은 검찰에 송치됐으며 나머지 업체와 사건에 대해서는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부당광고로 발생한 경제적 이익을 확인·환수하는 조치도 제한적이다.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일반식품 온라인 부당광고 5만9891건이 적발됐지만 판매액에 연동한 부당이득 환수 과징금은 2건이었다. 다만 이 과징금은 2개월 이상 영업정지 등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반에 한해 지방정부가 부과할 수 있으며, 영업정지를 대신하는 일반 과징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게시물 차단과 적발 건수 확대만으로는 반복 위반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업체에 돌아가는 경제적 이익을 확인하고 환수하는 절차와 함께 적발 이후에도 판매가 계속되는지 살필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적발된 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존 명의로 계속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며 "적발 이후 발생한 매출을 부당이득으로 보고 환수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고, 모니터링 인력을 충원해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발 이후 절차가 여러 기관으로 나뉜 점도 제재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태민 식품광고위생법률연구소 대표변호사는 "식약처가 적발하더라도 행정처분은 지방자치단체가 하고 수사는 경찰이, 게시물 차단은 관련 심의기관이 해야 한다"며 "관련 부처가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반복 위반업체에 대해서는 지방정부 현장점검과 행정처분을 연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부당광고를 반복한 책임판매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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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정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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