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된 미국 AIDC 중심 가보니…우리나라와 다른 건

'뜨거운 감자'된 미국 AIDC 중심 가보니…우리나라와 다른 건

김훈남 기자, 구자윤 기자
입력 2026.11.06 10:46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26.11.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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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성장엔진 'AI인프라'] <1> 미국 버지니아주의 라우던카운티

[편집자주]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AI 산업이 한동안 둔화돼있던 대한민국의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AI는 앞으로 세계 시장의 주요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AI 인프라를 점검하고 AI 선도국으로 나아갈 방향을 점검해 본다.

AI는 앞으로 세계 시장의 주요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AI 산업이 한동안 둔화돼있던 대한민국의 성장률도 끌어올렸다. AI선도국 미국이 주춤해도 우리나라는 멈춰설 여유가 없다. 오히려 기회를 찾아야 한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AI 인프라를 점검하고 AI 선도국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다.


美, 한개 州 먹여살리는 DC…韓, 장기 투자 전략 필요

[K-성장엔진 'AI인프라'] <1> ①데이터센터의 경제효과 뚜렷

미국 버지니아 라우던 카운티 데이터센터 경제효과/그래픽=윤선정
미국 버지니아 라우던 카운티 데이터센터 경제효과/그래픽=윤선정

세계 최대 AI(인공지능) DC(데이터센터) 집적지인 미국 버지니아주의 라우던카운티엔 250개 넘는 DC가 들어서 있다. 이를 통해 라우던카운티가 벌어들이는 세금은 11억달러(약 1조4600억원)에 달한다. 세종시의 올해 지출 예산이 1조9708억원임을 감안하면 인구 40만명을 1년간 먹여살릴 재원이 AI DC산업 하나에서 나오는 셈이다.

AI DC 투자는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냉각설비와 건설 등 연관산업의 수요도 키운다. 특히 고성능 AI반도체의 발열과 전력소비가 늘면서 액체냉각 기술과 전력공급 설비의 중요성이 커졌다. DC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기술·장비를 확보한 기업엔 새로운 수출시장이 열린다.

한국은 삼성전자(195,800원 ▼5,700 -2.83%)·SK하이닉스(1,210,000원 ▼54,000 -4.27%)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역량과 자동차·로봇·조선 등 제조업 기반, 양질의 전력공급 인프라를 갖춰 AI산업을 키우는데 적격인 나라로 꼽힌다.

관건은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미래 기술변화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인프라 투자전략이다. 글로벌 DC 기업인 디지털리얼티의 스콧 월리스 수석이사는 "지금 짓는 시설은 36~60개월 뒤 칩설계까지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지역사회를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래 기술변화까지 고려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반도체·전력·냉각설비 등 연관산업의 성장과 수출확대로 연결하는 큰 과제들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르포] 美 초대형답게 킥보드 타고 서버점검…밖에선 비상발전기 '윙'

[K-성장엔진 'AI인프라'] <1> ②미국 버지니아 데이터센터 'IAD39' 네이버 세종 데이터센터의 1.7배, 전력용량 96MW 오라클·메타 등 고객용 16곳, 랙·냉각장비 '열일' 월리스 이사 "한국 인프라 구축땐 반도체 설계 고려를"

미국 버지니아 디지털리얼티 IAD39 데이터센터/그래픽=윤선정 /사진=구자윤
미국 버지니아 디지털리얼티 IAD39 데이터센터/그래픽=윤선정 /사진=구자윤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의 밀집지역인 미국 북버지니아 '데이터센터 앨리'의 중심, 라우던카운티 애슈번에 있는 디지털리얼티 데이터센터 'IAD39'. 이곳은 전력용량 96㎿(메가와트), 연면적 9만4200㎡에 달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다. 네이버가 내년 상반기에 우선 가동할 55㎿ 세종시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1.7배 규모다.

디지털리얼티의 한국 내 데이터센터가 수직 형태인 반면 IAD39는 넓은 부지에 낮고 길게 펼쳐져 있다. 대니얼 롬노스키 디지털리얼티 솔루션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데이터센터의 형태는 확보할 수 있는 부지와 가용전력에 따라 달라진다"며 "애슈번에서는 넓은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반면 도심은 부지가 적어 상대적으로 수직 형태"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에 있는 디지털리얼티 데이터센터 내부 복도. 양옆으로 데이터홀과 설비실로 통하는 보안문이 이어지고 천장에는 전력·네트워크 설비가 설치돼 있다./사진=구자윤 기자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에 있는 디지털리얼티 데이터센터 내부 복도. 양옆으로 데이터홀과 설비실로 통하는 보안문이 이어지고 천장에는 전력·네트워크 설비가 설치돼 있다./사진=구자윤 기자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긴 복도가 펼쳐졌고 킥보드가 눈에 띈다. 워낙 넓다 보니 직원들이 이동수단으로 이용한다. 스콧 월리스 디지털리얼티 솔루션아키텍처 부문 수석이사는 "나도 가끔 길이 헷갈린다. 실제 이 건물에서 여러 번 길을 잃었다"며 웃었다.

복도에서는 서버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지만 두꺼운 보안문이 열리자 수많은 서버와 냉각장비가 내뿜는 굉음이 귀를 때렸다. 고객의 서버가 24시간 돌아가는 데이터홀(서버실)이었다. 각 공간은 잠겨 있고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데이터홀에서 사진촬영은 금지됐다.

이날 들어간 데이터홀의 전력용량은 6㎿에 달했다. 수많은 서버랙이 줄지어 있고 냉각장비가 쉴 새 없이 돌아갔다. IAD39에는 16개의 고객용 공간(스위트)이 있으며 수천 개의 서버랙이 들어간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 디지털리얼티 데이터센터 IAD39에서 스콧 월리스 디지털리얼티 솔루션 아키텍처 부문 수석 이사가 냉각설비를 설명하고 있다./사진=구자윤 기자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 디지털리얼티 데이터센터 IAD39에서 스콧 월리스 디지털리얼티 솔루션 아키텍처 부문 수석 이사가 냉각설비를 설명하고 있다./사진=구자윤 기자

서버가 내뿜는 열을 처리하는 냉각설비의 규모도 컸다. IAD39는 바닥 아래로 찬 공기를 보내 서버랙을 식히는 공랭식 냉각을 사용한다. 별도 기계실에는 버티브의 대형 냉각장비가 늘어서 있다. 롬노스키 디렉터는 "냉각장비 1대의 용량은 약 165㎾(킬로와트)"라며 "다른 데이터센터에서는 고밀도 AI(인공지능) 서버의 발열에 대응하기 위해 수랭식 냉각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건물 밖에는 대형 컨테이너 형태의 비상발전기가 줄지어 있다. 1대당 출력은 3㎿다. 외부 전력의 공급이 끊기면 가동한다. AI데이터센터가 대형화하면서 전력뿐 아니라 필요한 설비를 제때 확보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 디지털리얼티 데이터센터 IAD39 내부에 설치된 전력설비. 서버 등 IT 장비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설비들이 배치돼 있다./사진=구자윤 기자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 디지털리얼티 데이터센터 IAD39 내부에 설치된 전력설비. 서버 등 IT 장비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설비들이 배치돼 있다./사진=구자윤 기자

디지털리얼티가 북버지니아에서 운영하는 40여개 데이터센터의 전체 IT(정보기술) 부하는 1GW(기가와트)에 달한다. 이 중 애슈번에만 20여개 데이터센터가 몰려 있어 600㎿ 규모의 용량을 운영한다. IAD39는 이 중에서도 큰 규모로 꼽힌다. 글로벌 고객으로는 오라클과 IBM, 메타 등 주요 IT기업이 있다. 근무인원은 북버지니아 지역 전체 450~500명으로 데이터센터 1곳당 평균 20명 수준이다.

한국의 AI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 월리스 수석이사는 전력회사와 반도체 제조업체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술변화가 빠른 만큼 지금 짓는 데이터센터는 앞으로 3~5년간 등장할 반도체 설계까지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관련업체와 충분히 협의하지 않으면 불과 1년밖에 활용하지 못하는 시설을 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30여년간 데이터센터가 집적된 애슈번은 데이터센터 구축시 GPU(그래픽처리장치)의 확보뿐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과 냉각, 비상전원은 물론 차세대 반도체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설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 디지털리얼티 데이터센터 외부에 비상발전기 설비가 줄지어 설치돼 있다. 비상발전기는 한 대당 3MW(메가와트) 규모로 외부 전력 공급이 끊길 경우 가동된다./사진=구자윤 기자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 디지털리얼티 데이터센터 외부에 비상발전기 설비가 줄지어 설치돼 있다. 비상발전기는 한 대당 3MW(메가와트) 규모로 외부 전력 공급이 끊길 경우 가동된다./사진=구자윤 기자


美 라우던카운티 세수 10년새 7배↑…일자리도 1.7만개 'ON'

[K-성장엔진 'AI인프라'] <1> ③지방재정 떠받치는 DC 2024년 美 GDP 기여액 21%↑ 전력비용·환경·소음 등은 숙제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시번의 대형 데이터센터 주변으로 넓은 도로와 송전선이 뻗어 있다./사진=구자윤 기자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시번의 대형 데이터센터 주변으로 넓은 도로와 송전선이 뻗어 있다./사진=구자윤 기자

미국 버지니아주 라우던카운티는 서버가 돌아가는 건물들이 지방재정을 떠받치는 주요 세원으로 자리잡았다.

라우던카운티에 따르면 2027회계연도 데이터센터 관련 세수는 13억달러(약 1조7391억원) 규모로 일반회계 세입의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건물·토지와 내부 컴퓨터 장비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관련 세수는 2015년 1억5000만달러에서 2025년 11억달러로 10년간 7.3배 늘었다.

라우던카운티가 집계한 직간접 일자리는 1만7000개 이상이다. 늘어난 세입은 △학교·도서관·도로 확충 △경찰·소방지원 등에 쓰였다. 부동산세율은 2016년 1.145%에서 올해 0.805%로 약 30% 낮아졌다. 다만 부동산 평가액에 따라 실제 납부액은 달라진다.

인구 약 8500명의 워싱턴주 퀸시에서는 약 30개 데이터센터가 시 재산세 수입의 57%를 부담한다. 확대된 세원은 고등학교와 병원 등 지역 인프라 확충을 뒷받침했다.

미국 데이터센터연합(DCC)이 PwC에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데이터센터산업의 GDP(국내총생산) 기여액은 전년보다 21% 늘어난 약 9270억달러, 세수 기여액은 약 2040억달러로 추산됐다. 일반·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연관산업·소비의 파급효과까지 포함한 수치다.

다만 전기요금 인상과 전력망 확충 비용부담 우려, 냉각장비 소음과 주거지 주변 송전시설 건설 등에 따른 주민의 반발도 크다. 애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주지사는 지난달 전력 인프라 비용의 소비자 전가를 막고 환경관리를 강화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선 한국도 세수확대와 전력·환경부담을 함께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실적을 1GW(기가와트)급으로 단순확대할 경우 연간 법인세는 8281억원, 법인지방소득세는 828억원으로 계산됐다. 다만 실제 납부세액 전망이 아닌 수익성·가동률 등에 따른 가정치다.

건설단계의 고용효과를 장기적인 산업성장으로 이어가는 것도 과제다. 버지니아주 상무·통상 차관보를 지낸 지미 리 ASI 파운드리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끝난 뒤 운영·유지보수에 필요한 인력은 많지 않다"며 "데이터센터는 지역사회와 산업 생태계의 두뇌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건설은 끝이 아니라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AI시장 5년간 매년 30% 'UP'…부랴부랴 韓 동참

[K-성장엔진 'AI인프라'] <1> ④한국,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글로벌 AI 산업 전망/그래픽=최헌정
글로벌 AI 산업 전망/그래픽=최헌정

글로벌 AI(인공지능) 시장은 앞으로 5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는 '초고성장' 시장이다. 동시에 한 번 선두 그룹에서 멀어지면 다시 따라잡기 힘든 '승자독식'의 특징도 있다. 정부가 서둘러 △반도체 △AIDC(인공지능데이터센터) △피지컬 AI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이같은 성장세에 올라타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드마켓츠'(Markets and Markets)의 AI 산업전망에 따르면 2032년 글로벌 AI산업의 시장규모는 2조4070달러(약 3203조원)로 전망된다. 지난해 AI 산업 규모가 3717억달러(약 495조원)로 추산된 것과 비교하면 7년 만에 6.5배로 시장 규모가 커진다는 얘기다.

AI 시장은 기술격차가 곧바로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GPU(그래픽처리장치)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등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야 하는 데다 특정 모델이 한 번 양질의 데이터와 사용자를 확보하면 더 좋은 모델을 만드는 '순환' 구조도 지녔다. 고성능칩과 고급인력, 고품질 학습데이터 등 제한적인 생산요소도 후발주자의 추격을 막는 진입장벽의 역할을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AI 인프라 시장은 혁신이 빠르지만 진입장벽과 집중도가 높다. AI용 GPU에서 엔비디아의 시장점유율은 80% 이상으로 추정되며, 일부 공급망 구간에서 상위 3개 기업이 점유율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정부가 올해 6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고 글로벌 AI 3강에 진입하겠다고 한 것 역시 지금 AI 시장에서 뒤쳐지면 선도 그룹과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경제가 이미 반도체 생산능력과 양질의 전력 인프라를 갖춘 만큼 AI DC, AI용 반도체 제조 산업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026년도 국정감사에서 "AI 3대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튼튼히 다지겠다"며 "3대 메가 프로젝트인 AI 데이터센터, 피지컬AI, 반도체는 AI 시대에 우리 경제 성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분야"라고 강조했다.

[제작 지원 :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중심 소통활성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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