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신년음악회]라이징스타 김태형,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펼친 음악의 향연

세계 3대 콩쿠르에 꼽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비롯해, 하마마쓰, 롱티보 등 다양한 국제 음악콩쿠르를 석권한 차세대 피아니스트 김태형, 그가 베토벤의 '황제'로 한 겨울밤 클래식 애호가들의 마음을 눈 녹듯 녹였다.
10일 저녁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신년음악회 '오페라 인 무지카'(Opera in Musica)는 클래식계 영스타로 떠오른 그의 열정과 섬세함, 거장이 될 가능성을 확실히 각인시켜준 무대였다.
더구나 세계 3대 피아노협주곡에 꼽히며 피아노협주곡의 교과서라 불리는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를 김태형의 손끝으로 전 악장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도 했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뮌헨국립음악대학에서 유학한 김태형은 지난해 9월 스승을 따라 러시아 모스크바로 옮겼다. 금호영재 출신이기도 한 그는 최근 잇따라 펼쳐지는 신년음악회에 초청되는 바쁜 연주일정에도 불구하고 매번 다양한 레퍼토리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날 그가 연주한 '황제'는 베토벤의 마음도 사로잡지 않았을까? 김태형의 정교하고 섬세한 터치는 어떤 기교보다 화려했고 웅장했다. 그의 두 손은 나비처럼 가볍고 또 빠르게 건반 위를 날아다녔고, 40분의 다소 긴 연주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할 틈 없이 감동으로 가득 찼다. 피아노를 힘 있게 받쳐준 오케스트라와의 호흡도 훌륭했다.
"어쩜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할 수 있지?" "40분이 지난거야?" 연주가 끝나자 박수갈채 속에서 객석의 소곤거림이 들렸다. 1800여명의 관객들은 일제히 참았던 탄성과 환호를 보냈고 세 번의 커튼콜이 이어졌다. 짧은 앙코르 곡을 기대했던 관객들은 아쉬웠지만 김태형이 온 힘을 쏟은 '황제'의 감동을 충분히 느꼈을 테다.

2부 무대는 테너 나승서, 바리톤 강형규, 소프라노 박은주,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를 선보였다. 지휘자 서희태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위트 넘치는 곡 해설은 이날도 역시 객석과의 소통에 성공했다.
풍부한 음역의 메조소프라노 이아경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시작으로 모두 9곡의 주옥같은 노래가 이어졌다. 바리톤 강형규는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아리아에 어울리는 재치 있는 무대 등장과 몸짓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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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드레스로 시선을 사로잡은 소프라노 박은주의 감미롭고도 강렬한 목소리는 청중을 압도할 만 했다. 구노 오페라 '파우스트'의 '보석의 노래'를 부르는 동안 전해진 풍부한 감성과 매끈한 고음처리에 브라보 찬사가 이어졌다. 우리 귀에 익숙한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는 테너 나승서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만나 새로운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신년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인 '축배의 노래'를 박은주와 나승서가 함께 부르며 피날레를 장식하자 앙코르와 브라보 함성이 쏟아졌다. 서희태와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는 요한스트라우스의 폴카와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뜨겁게 화답했다.
국내외 클래식계를 주름잡고 있는 정상급 성악가들의 화려하고 안정적인 무대, 차세대 주역의 순수한 열정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가슴 벅찬 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