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국감]강동원 홍지만 배재정 김윤덕 의원 등 지적
한 해 2800여억원의 콘텐츠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운영이 '허술하다'는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15일 잇달아 나왔다.
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년간 약 100억 원을 지원해 만든 방송영상콘텐츠 작품 10편 가운데 2편 정도가 아예 방송조차 되지 못했으며,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맺은 비율이 8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작지원 사업' 예산이 중소기업이 아닌 자체 제작능력이 충분한 대기업 계열사에 지원됐으며, 일부의 경우 중복지원까지 하고 있어 지원 기준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울러 관련기업과 단체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국가보조금 지원사업이 이른바 '눈먼 돈'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는 비판도 있었다.
◇"제작 지원 10편중 약 2편 방영못해"=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강동원(무소속) 의원은 이날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95억원을 들여 지원한 작품 91편 가운데 17편(18.6%)이 국내·외 어느 곳에서도 방송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32개 작품(35.1%)은 방송국에서도 상품성 등을 인정받지 못해 무료방영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구나 지원 제작한 작품 가운데 6.5%에 해당하는 단 6작품만 일본·중국· 인도네시아 등의 해외로 진출을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각각 5억원씩 지원된 미니시리즈 '리플리'와 '뿌리깊은 나무' 2편을 비롯해 단막극과 다큐멘터리 4편 등 총 6편(6.5%)만 흑자를 봤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결국 자금지원 작품을 부실하게 선정해 소중이 재원이 낭비된 것"이라며 "방송영상콘텐츠 지원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수의계약 비율 80% 넘어=문방위 소속 홍지만 의원(새누리당)은 "콘텐츠진흥원이 2010년부터 지난 9월까지 맺은 계약이 총 2373건인데, 이 중 수의계약이 1926건으로 전체 계약건수의 80%가 넘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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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계약 금액 235억2000만으로 전체 계약금액의 17.5%에 해당한다. 콘텐츠진흥원 자체 계약사무처리규칙에 의하면 건설공사를 제외한 계약의 경우 금액이 3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는 경쟁 입찰을 해야 한다.
홍 의원은 따라서 "콘텐츠진흥원은 과도한 수의계약 집행율과 규정을 벗어난 수의계약 집행을 개선하고, 사업유형별로 명확하게 내부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작지원 중소기업 아닌 대기업에=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지원 사업’이 중소기업이 아닌 자체 제작능력이 충분한 대기업 계열사에 지원됐으며, 일부의 경우 중복지원까지 하고 있어 지원 기준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방위 소속 배재정 의원(민주당)은 국회 입법조사처에 분석 의뢰,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 지원 사업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보고서를 제출받았다고 15일 밝혔다.
배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콘진원은 '수출용 프로그램 제작지원 부문'에서 CJ계열사인 CJ E&M을 대상으로 4개 작품에 제작지원을 했다. 또 SK그룹 계열사인 SK네트윅스인터넷에 대해선 ‘기획만화 창작지원부문’에서 2개작품에 지원했다. ‘오픈마켓용 만화콘텐츠 제작유통지원 부문’에서 ‘나비’에 대한 제작지원도 이뤄졌다.
보고서는 "제작능력과 아이디어 측면에서 성공가능성은 높으나 담보능력이나 사전경험이 많지 않아 자력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콘텐츠 기업을 지원하는 제작지원 사업의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적고 있다. 또 1개 사업자에 2개 이상 다수의 프로젝트를 지원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배 의원은 "국내 콘텐츠업체의 98% 이상이 중소기업 규모로 크지 않고 대부분의 콘텐츠제작사가 영세하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콘텐츠진흥원의 제작지원 사업은 영세 콘텐츠제작사의 제작역량을 정책적으로 보완하기 위한 사업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보조금 '눈먼 돈' 악용 소지 높아=한국콘텐츠진흥원이 관련기업과 단체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국가보조금 지원사업이 이른바 '눈먼 돈'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는 비판도 있었다.
문방위 소속 김윤덕 의원(민주통합당)은 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보조금 집행질서 문란행위자 조치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적발된 건수가 총 29건으로 모두 43억8000만원을 환수했다"고 밝혔다. 또 국가보조금을 받고도 사업을 도중에 포기(7건)했거나, 아예 사업 착수조차 못한 경우(3건)도 10건이나 적발됐다.
김 의원은 "위반내용을 살펴보면 △부당집행 △이중정산 △정산반납액 미반납 등 다양한 사유로 대부분 일상 업무 추진 과정에서 적발된 사례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며 "실제 감사에 착수한다면 더 많은 위반사항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진흥원의 올해 보조금 지원사업의 예산은 2193억원이다. 전체 예산 2827억원 중 기관운영비 195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가장 주력사업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처럼 문란행위가 많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진흥원의 조직 기강문제와도 직결된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그는 "단순 실수가 아닌 부당집행이나 이중정산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며 "감사인력 한계 등 내부의 목소리를 감안하면 선정과정부터 관리시스템까지 전반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