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메러디스 벨빈의 '팀이란 무엇인가'
중세 프랑스 작가 라 로슈푸코는 "인간의 모든 기쁨이나 즐거움은 다른 사람과 화합하면서 생기는 것"이라 했는데 일을 하는 데서도 마찬가지다.
여러 사람들이 잘 조화를 이뤄 일하면 성과나 효율성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 이에 따라 최근 많은 기업들이 직급별로 조직을 구성하는 대신, 직능이나 과업에 따른 팀 제도를 실시한다. 하지만 팀이 형식적이거나 이름뿐인 경우가 매우 많다.

영국의 경영이론가로 '팀 역할 이론'의 창시자로 불리는 메러디스 벨빈은 책 '팀이란 무엇인가'(이상진 감수. 김태훈 옮김. 라이프맵)에서 실제 기업에서 우수한 성과를 올리는 팀이 매우 드문 이유로 크게 3가지 원인을 꼽았다.
첫째, 좋은 실적을 위해 필요한 이른바 '복합적인 팀'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 둘째,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찾는 본능적 성향 때문에 다양한 인물 유형으로 팀을 구성하는 데 있어 거부감이 생기기 쉽다. 마지막으로는 인사권자들이 대체로 특정한 역할에 맞는 사람보다는 원만한 사람을 선호하는 점을 들 수 있다.
벨빈에 따르면 우수한 팀을 만드는 데 필요한 요소는 △팀장의 성향 △뛰어난 창조자의 존재 △폭 넓은 지능 분포 △폭 넓은 성격 분포 △적절한 역할 배정 등이다. 그런데 이에 앞서 팀을 강력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팀원의 9가지 '팀역할'이라는 개념부터 먼저 고려해야 한다.
우선 '창조자'.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 주로 맡는데 조직 내에선 천재나 괴짜로 불리는 사람들이 창조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일견 엉뚱해보이는 상상은 가장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로 이들은 일상 업무엔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도전적이고 역동적이며 주변의 압박에 위축되지 않는 사람들이 주로 '추진자'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열정이 지나쳐 규칙을 어기거나 다른 사람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경우도 있다. '실행자'는 규칙을 잘 지키고 믿음을 주며 신중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주로 만드는 이들이다. 하지만 융통성이 없거나 완고한 사람도 있어서 팀원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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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주로 맡는 '조정자'는 조직 내에서 공식적이거나 혹은 비공식적으로 리더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정자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꼭 어느 팀에나 있다. 또 '팀워크 조성자'는 조화롭고 온화하며 통찰력과 외교력을 갖춘 사람이 맡는데, 자칫 '말이 많고 행동이 적다'는 평가를 받기 쉽다.
이 밖에 '자원탐색자'는 주로 미래를 위한 기회를 탐색하고 새로운 계약을 추진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인데, 추진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금세 포기하고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서는 단점이 있다. 논리적이고 치밀한 사람이 팀원들의 행동이나 전략을 평가하는 '판단자' 역할을 하는데 추진력을 형성하는 일엔 취약하기 마련이다. 전문가는 한 가지 일에 매진하는 유형이 주로 맡는데 자신의 전문분야 이외엔 팀에 기여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벨빈은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선 팀장이 직위가 아니라 성품의 힘으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팀장이 뛰어난 감성과 침착하고 성숙한 인격으로 팀원들을 이끄는 조정자의 역할을 해야 효율적인 팀장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우수한 팀은 뛰어난 창조자를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단 창의력과 명석함이 모두 높은 수준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아울러 팀에 필요한 역할별로 마땅한 사람이 없을 땐 현실을 직시하고 대체자를 쓰는 등 팀 역할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벨빈은 이 책에서 팀의 창의성을 높이는 방법이나 부진한 팀에 대한 해결책, 이상적인 팀 규모, 좋은 팀원의 특징 등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한다. '파이낸셜 타임즈'가 역사상 최고의 50대 경영서라고 선정한 이 책은 팀 역할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는 법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연구를 제시하고 있어 팀과 조직, 기업의 문화를 쇄신하는 데 도움을 준다.